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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궁속 환경 최대한 유지

등록일 2015-09-16 02:01 게재일 2015-09-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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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부드러운 출산문화 `젠틀버스(Gentle Birth)`
▲ 배철성 원장미즈앤맘병원
결혼과 임신은 누구에게나 축제입니다. 그런데 출산은 과연 축제일까요? 당연히 축제가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뤄지고 있는 잘못된 출산 교육으로 인해 고통과 통증의 상징이 돼버렸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꿔 나가고자 실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젠틀버스(Gentle Birth)입니다. 출산은 고통스럽고 힘든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부드럽고 우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젠틀버스는 지난 1999년 필자가 대학교수 시절 당시 설립에 참여했던 대한태교연구회(大韓胎敎硏究會)라는 모임을 통해 국내 첫 도입했습니다. 젠틀버스의 기본 개념은 출산 과정에서 엄마와 아기에게 해(害)가 될 수 있는 불필요한 폭력들을 제거하고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출산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과거의 출산 과정을 들여다보면 진통실은 소란스러운 가운데 심리적으로 불안한 엄마는 침대에 고정된 채 누워 있어 움직임이 불편했습니다. 가족과 격리돼 불안감이 더욱 고조된 가운데 똑바로 누워 출산하게 되는 비과학적인 자세, 자궁수축 및 진통의 정도와 상관없는 촉진제 사용 등은 산모에게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또한 출산실 조명은 과도하게 밝았으며 출산 직후에 아이는 산모에게 안겨보지도 못하고 신생아실로 데려가 버렸습니다.

이와는 달리 젠틀버스는 아이가 엄마의 자궁 속에 있던 환경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출산 과정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궁 속은 36.5℃의 따듯한 양수로 둘러싸여 있으며 빛과 소음이 차단된 어둡고 조용한 공간입니다. 아기는 10개월 동안 이 공간에 적응돼 있습니다. 따라서 출산실에서도 이러한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이에게 보다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젠틀버스 문화에 따라 출산실은 빛이 차단된 약간 어두운 공간으로 만듭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바로 눈을 뜨고 엄마, 아빠를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출산·진통실은 소음이 차단되도록 하고 필요 시 아기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줍니다.

출산실 온도는 가능하면 높게 유지해 아기가 저체온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인큐베이터에서 체온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바로 엄마 배 위에 올려 피부 접촉을 통해 교감하도록 하고 탯줄을 통한 혈액공급이 충분한 경우에는 탯줄을 급하게 자르지 않습니다.

더불어 진통실은 공간을 넓게 해 엄마가 충분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많이 움직일수록 진통 시간은 짧아지고 불필요한 제왕절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되었지만 침대에 바로 누워서 진통하는 것은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폭력적인 자세가 될 수 있습니다.

촉진제는 모든 산모에게 바로 적용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에만 산모와 상의해서 적절하게 사용합니다. 출산·진통실에는 엄마와 아기가 이완할 수 있도록 편안한 음악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출산·진통실에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고, 출산 직후에는 엄마와 아기가 교감을 할 수 있는 여유와 시간을 제공하는 것도 의료인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처럼 젠틀버스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산모와 의료진 그리고 의료환경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산모도 출산 진통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하며 의료진 역시 산모와 아기의 안전을 위해 출산 교육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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