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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홍

등록일 2015-09-04 02:01 게재일 2015-09-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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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일홍은 비름과 한해살이풀로 꽃말은 `변하지 않는 사랑`이다.
천일홍은 꽃의 붉은 기운이 천 일 동안 퇴색하지 않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백 배, 백일홍의 열 배이니, 좀 과장된 이름을 가진 꽃이다. 토끼풀에 피는 꽃을 닮았다. 빽빽하게 무리 지어 피는데, 붉은색이 주류지만 흰색이나 연한 붉은색도 있다.

천일홍은 꽃에 물기가 거의 없다. 아예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서 걸어두기도 한다. 천일홍 꽃차의 효능은 기침을 멈추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대뇌 신경을 안정시키고 우울한 기분을 좋게 한다. 혈액순환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분해한다. 식물 전체를 약재로도 사용한다.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았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소망이 매우 강했다.

어느 날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떠났다. 잠깐이라고 생각했던 세월이 오랫동안 흘렸으나 남편은 소식이 없었다. 아내는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남편을 기다렸다. 이웃 주민들은 그 안타까움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연락이 없는 걸 보면 무슨 변고나 마음이 변한 것이니 그만 잊어버리라고 위로하였다.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는 길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서 하루도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남편을 기다리며 매일같이 오르던 언덕길에 예쁘게 피어난 붉고 예쁜 꽃을 보면서 아내는 위로받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가던 아내는 이 꽃이 시들 때까지만 남편을 기다리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그러나 그 꽃은 쉽게 시들지 않았고, 남편은 돈을 많이 벌어 십 년 만에 돌아와서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아내를 버티게 해주었던 그 꽃이 천일홍이었다. 만남과 헤어짐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운을 주는 꽃이다.

김한성<수필가·한문 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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