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수교 25주년 기념 기획전 `한국·러시아 미디어 아트의 오늘`전<BR>경주 힐튼호텔 우양미술관 9월30일까지… TV·영화·사진 등 형식 다양
“TV를 보고 영화를 보러 미술관에 간다?”
기존 미술작품전과 다른 생소한 미디어 아트전이 열리고 있다.
관람객들은 벽걸이용 TV, 단편영화, 사진, 설치, 디지털 프린트 등 다양한 형식과 언어로 표현된 작품을 통해 다매체·탈장르화 돼 가는 현대미술의 경향을 읽어볼 수 있다. 또한 직접 작품 속에 참여해 만들어가는 인터렉티브 작품들도 만날 수 있어 재미롭고 흥미로운 관람이 될 것이다.
경주 힐튼호텔 내에 위치한 우양미술관에서는 지난 25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한국·러시아 수교 25주년 기념 기획전 `한국·러시아 미디어 아트의 오늘`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뮌, 박준범, 유현미, 이명호, 천경우, 한성필, 막심 홀로딜린, 라우프 마메도프, 블라디미르 마르트노프, 알렉산드라 미틀랸스카야, 비탈리 푸쉬니츠키, 레오니드 티쉬코프 등 한국과 러시아의 주목할 만한 작가 12명이 참여해 예술혼을 담은 미디어 아트 작품 50여점을 내놓았다.
`실재와 가상의 틈(Real in Irrel)`이라는 주제로 실재와 가상 사이의 경계를 예술로 시각화 하는 현대미술의 최근 흐름을 다양한 미디어 매체와 함께 변화하는 예술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지향 우양미술관 큐레이터는 “디지털 혁명을 겪고 있는 거대한 사회 변화에 대해 실재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역설적 풍경을 다양한 오브제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을 통해 미디어 아트의 진면목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각각의 아티스트들만의 주관적인 감각으로 형이상학적인 이미지가 주는 내적탐험 속에서 작가 나름의 세대를 구축해 나타낸 재미난 소재와 기술로 표현한 작품들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는 1층 1,2 전시실로 나눠 구성됐다.
1전시실에서는 사진과 회화, 그리고 영화와 단편소설의 영역을 아우르는 실재와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유현미 작가의 `미술관 No.2 `는 입구 정면에 미술관에 설치된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객을 설정해 벽과 바닥 및 남자모델에 페인트 칠을 하는 프로젝트 후 영상과 사진 작업을 진행했다.
라우프 마메도프의 `피에타`는 영화 연출의 미장센을 통한 연극적 요소가 사진으로 극대화 됐으며 알렉산드라 미틀랸스카야는 러시아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차이콥스키 음악을 배경으로 한 `협주곡과 스트라우스의 음악과 함께 스틸 사진과 유사한 영상미를 전달하는 `카프리치오`등이 상영된다.
천경우 작가의 본인의 성 `천`씨 선조의 군의를 재현해 입힌 후 긴 시간 노출을 통해 흔들리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천(Thousands)`시리즈, 박준범 작가의 `점거 2`비디오 작품 외 4점은 정면과 바닥, 브라운관 TV와 LED TV를 활용해 작품을 바라보는 다층적 겹의 시선을 경험하게 된다.
2전시실에서는 실재하는 장면을 그대로 담아내되 우리가 미처 발견해내지 못한 실재와 가상의 틈에서 발견되는 색다른 서정성을 담고 있는 작업들이 선보인다. 뮌 작가의 실제 커튼과 흡사한 `서브텍스트`는 다양한 천의 재질에 대한 실험 및 빛과 커튼 뒤로 섬세히 보이는 은은한 물체까지 고려해 촬영된 작품이다. 실재와 가상의 경계로 대표되는 표상인 연극무대 커튼과 같은 혼돈을 암시한다.
한성필 작가의 경주 감은사지 3층 석탑을 촬영한 `환영(Illusionary Pagoda)`은 2015년 쿠바 하바나 비엔날레 메인전에 출품됐던 `조화로운 하바나`작품이 소개된다. 레오니드 티쉬코프의 북극과 타이완의 실재의 자연과 현대 산업사회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프로젝트의 `사적인 달`시리즈는 동화의 한 장면인 듯 하다.
블라드미르 마르트노프의 디지털 프린트, 흑백 애니매이션작업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제 3의 리얼리티(Third reality)가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막심 홀로딜렌의 신체의 일부의 근접 촬영 이미지를 배경으로 각국의 기호화된 지하철 노선 이미지 콜라쥬를 통해 우리의 삶을 순환하는 유기체에 비유하고 있으며, 장엄한 음악과 함께 상영되는 `대칭`작품에서는 단편영화 형식으로 러시아 특유의 정서를 직감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전시기간 중 평일(화 ~ 금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주말(토 ~ 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에 전시 설명을 알기 쉽게 제공하는 도슨트투어도 진행된다. 우양미술관 내에는 커피숍 아르티시모와 아트 상품 등을 판매하는 뮤지엄 숍도 운영하고 있다. 문의 054-745-7075.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