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署 소속 경감, 국도 중앙선 넘어 달리다<BR>화물·승용차와 잇따라 충돌 2명 부상<BR>12시간 지나 음주측정 수치 `0`, 채혈도 생략
안동의 간부 경찰관이 만취 상태로 차를 운전한데 이어 중앙분리대를 넘어 역주행 사고를 일으키는 등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18일 오전 12시30분께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 인근 편도 2차선 국도상에서 안동경찰서 소속 A경감이 중앙선을 침범해 3.8km나 역주행 상태로 운전하다가 B씨(60)가 몰던 화물차와 C씨(34)의 AV승용차를 잇따라 충돌했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한 이날 사고는 차량만 대파됐을 뿐 A경감과 B씨 등은 얼굴과 목, 어깨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병원에 도착한 시각은 같은 날 새 벽 1시10분. 사고 발생 40분이 지났지만 경찰관은 보이질 않았고, 30여분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A경감은 사라졌다.
앞서 사고 차량의 음주상태를 조사해야 할 관할 파출소 경찰관은 다른 교통사고 조사를 이유로 119구급대가 현장을 수습한 뒤에야 도착했다. 뒤늦게 경찰은 전화통화에서 자진 출두할 것을 요구했으나 A경감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12시50분께 12시간이 지나서야 A경감을 찾은 경찰은 음주측정을 시도했지만 수치는 `0`. 음주 수치가 나오지 않다보니 채혈도 생략했다. 그래서 전직 소장과 함께 한 회식자리라서 담당 파출소에서부터 초동수사가 어정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이 조사한 사건 당일 A경감의 동선은 이렇다. 지난 17일 오후 6시30분께 A경감은 파출소 직원 6명과 인근 한 식당에서 인사와 관련 송별회식 자리에 참석했다.
식사와 함께 소주 5병을 나눠 마셨다. 당일 근무자인 경관 2명과 전혀 못 마시는 경관 2명을 빼면 A경감을 포함한 3명이 평균 1병반 이상을 마신 셈이다. 여기에다 이웃 주민도 합세해 소주 3병을 추가한데 이어 인근 노래방에서 피처맥주 3통을 마시기도 했다.
결국 자정을 넘어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A경감은 의성 방향 자택으로 차를 몰다 중앙선을 넘어 차량을 2대나 충돌한 후에야 멈춰 섰다.
안동/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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