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0대1 패배… 승점 6점차<BR>포백수비라인 안정화 등은 위안
포항 스틸러스가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아깝게 패했다.
포항은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0라운드에서 0-1로 패했다.
포항은 이날 패배로 2위 경쟁을 벌이던 수원에게 승점 6점차로 벌어지며 상위권 도약을 뒤로 미뤘다.
포항은 이날 2년 만에 복귀한 신진호와 모리츠를 중심으로 고무열과 조찬호를 나란히 측면 공격수로 출격했고 손준호가 황지수를 중원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수비는 최근 포항의 새로운 수비조합으로 떠오른 김광석, 배슬기, 김대호, 김준수가 두 게임 연속으로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변함없이 신화용이 지켰다.
포항은 전반 초반부터 짧고 빠른 패스 위주로 수원을 압박했다. 전반 3분 김준수가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고, 2분 뒤 손준호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포항은 중원을 지배하며 경기를 주도했으나 마지막 결정타를 날리지 못해 주춤거리는 사이에 오히려 카운터 펀치를 맞았다. 전반 32분 수원 정대세에게 중거리슛을 허용, 선제골을 내줬다. 이전까지 배슬기가 정대세의 공격을 완벽하게 제압했으나 단 한번의 공격찬스를 잡은 정대세의 슛을 저지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수비 실수라기 보다 정대세의 벼락같은 슛이 너무 정확하고 빨랐다. 배슬기와 김광석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정대세는 이 협력 수비망을 뚫어 버릴 정도로 탁월했다. 포항은 이후 실점 만회를 위해 더욱 공격을 강화했지만 전반전 끌날 때까지 균형을 맞추지 못했다.
포항은 후반전들의 맹공을 시작했다. 후반전은 포항이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는 형태로 전개됐다. 포항은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지만 여전히 마무리가 부족했다. 포항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후반 12분 모리츠와 조찬호를 빼고, 김승대와 이광혁을 동시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포항은 후반 18분 아크 바로 앞쪽에서 손준호가 재치있는 몸싸움으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중동으로 임대됐다가 2년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신진호가 키커로 나섰다. 신진호의 절묘한 감아차기 슛이 수비벽을 넘어 정확하게 골문안쪽으로 날아들어갔다. 골인을 직감했으나 공은 골대를 강하게 때린 뒤 앞으로 튕겨나왔고 관중석은 아쉬운 탄성이 뒤덮었다. 후반 32분 아크 오른쪽에서 손준호의 오른발 슛팅을 시작으로 박성호의 백헤딩, 왼측 측면을 뚫은 이광혁의 왼발슛이 잇따라 터졌으나 모두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전 수원은 단 한 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포항이 일방적 공세를 이어갔으나 끝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포항은 이날 비록 경기를 내주기는 했으나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도 찾았다. 지난 전남전을 계기로 불안하던 포백수비라인이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포항의 또 다른 고민은 플레이 메이커와 전담 키커 부재였다. 그동안 문창진, 모리츠, 손준호 등이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해왔지만, 조금씩 부족했다. 전담 키커 부재 역시 심각했다. 페널티킥이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매번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지난해 서울과의 FA컵 및 ACL 토너먼트전에서 전패의 수모를 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수원전을 통해 신진호가 복귀했다. 신진호는 개인기와 슈팅력, 강한 체력을 모두 갖춘 전형적인 플레이 메이커로 이날 수원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포항은 전남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했던 것과 달리 이날 수원전은 미드필드를 완전히 장악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신진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항은 이제 수비와 미드필드 조직력이 갖춰지면서 선두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강한 팀으로 전력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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