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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서 가득한 올곧은 소나무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5-07-01 02:01 게재일 2015-07-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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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작가` 구명본 개인전<BR> 5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 구명본作 `소나무`
▲ 구명본作 `소나무`
소나무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다.

어떤 기후 여건에서도 굳굳하게 잘 자라고 사시사철 늘 푸른 모습을 지키고 있다. 강건하고 꼿꼿한 우리민족과 더불어 5천년의 역사를 함께 해왔다. 우리 민족정신을 대변하는 가장 친근한 나무이다.

특히 동해안은 소나무와 너무 친근하다. 모진 해풍을 견디며 유일하게 생존하는 수종이다.

동해안 해안가에 병풍을 둘러친 울창한 송림은 방풍림, 어부보안림 등의 기능을 하며 어민들의 생활터전이기도 하다.

올곧게 뻣어나는 울진의 금강송은 궁궐을 짓거나 나라의 큰일이 있을 때만 베어다 썼을 만큼 그 가치가 높고 함부로 베어낼 수 없도록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이 올곧은 소나무의 기상을 화폭에 담는 작가가 있다. 소나무 작가로 알려진 구명본이 30일부터 7월 5일까지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2004년부터 그려온 소나무 작품 30여점과 그 이전의 작품인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 20여점이 함께 소개된다.

유화를 그리지만 한국적 정서가 가득한 소나무를 담아낸 그의 작품은 동양화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사진으로 착각하게 할 만큼 정교하다.

작가는 고집스럽게 소나무 그림을 그린다. 이유는 소나무가 한국의 정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는 단정하고 꼿꼿한 선비정신으로 비유된다.

소나무는 대게 곧게 뻣어나지만 지형이나 토질에 따라 체형이 굽어지고 험한 상처가 나기도 한다. 환경에 굴하지 않는 절개와 지조를 상징한다.

작가가 선택한 소나무는 인간의 선비정신을 시각적으로 형상화기 위한 자연의 매개체라 할 수 있다.

눈송이를 잔뜩 이고 휘어질 듯 고고하게 줄기를 뻗고 서 있는 작가의 `겨울 소나무`작품은 단단하기 그지없는 나무등걸에서부터 굳은 지조와 절개를 느낄 수 있다.

작가의 `소나무`는 곡선일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우주를 향해 치솟는 수직선의 강렬함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이 같은 소나무의 정서적 특징에 주목했고 소나무와 하늘을 소재로 삼아 그림으로 하늘이 가지는 여백의 미를 담아내고자 했다.

그의 작품 속 하늘은 색을 입었지만 텅비어있는 무한 우주의 느낌을 준다. 그 아래 소나무 한두 그루가 자리한 모습은 담백하고도 평온한 이미지를 준다. 여백이 주는 여유로움도 느끼게 한다.

작가는 허공과 실체를 합치는 작업을 즐겨해왔다. 소나무 작품 역시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래서 그가 만들어낸 여백은 단순한 예술행위의 부산물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여백이 가지는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작품에 드러내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인의 정신적 전통인 대우주의 자연으로 귀의하려는 자연관을 보여준다.

문의:(053)668-1566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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