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하면 `장미전쟁`이 떠오른다. 15세기 영국에서는 흰 장미를 깃발로 내건 요크가와 붉은 장미를 깃발로 내건 랭카스터가가 왕권을 놓고 30년 동안 전쟁을 벌였다. 결국, 랭카스터가의 헨리 튜더가 왕권을 장악하면서 전쟁은 끝났다. 그는 화합을 위해 요크 가문의 딸 엘리자베스를 왕후로 맞아 들였으며,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합쳐 왕가의 표시로 삼았다. 이후 장미는 영국의 국화가 되었으며 지금도 붉은 장미와 흰 장미를 합하면 화합을 의미하게 되었다.
옛날에 인색한 향수 장수가 있었다. 수많은 향수를 가족들도 못 쓰게 했다. 로사라는 착한 딸이 있었는데 정원에서 일하는 바틀레이를 사랑했다. 그는 아침마다 향수를 만들어 가장 좋은 것으로 한 방울씩 그녀에게 몰래 주었다. 몇 해가 지나자 향수 단지는 가득 차게 되었다. 어느 날, 이웃 나라와 전쟁이 벌어져 바틀레이는 싸움터로 가게 되었다. 그녀는 그가 떠난 후 매일 가장 좋은 향수를 한 방울씩 모았다. 향수병이 차기 전에 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바틀레이는 뼈가 되어 돌아왔다. 로사는 슬픔에 겨워 지금까지 모았던 향수를 뿌리며 울었다. 이때 인색한 아버지는 비싼 향수를 뿌리는 딸을 보고 놀라 홧김에 향수에 불을 붙였다. 그녀는 향수와 함께 타죽고 말았다. 그 자리에 빨간 장미가 피었다.
/김한성<수필가·한문 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