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 물류·관광 허브-포항 건설`을 앞당기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을 방문했던 포항시대표단에게 지난달 15일은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날이었다. 포항·훈춘 자매결연 20주년 기념식, 포항·훈춘·하산 공동선언문 체결, 포항·훈춘·하산 공동기념식수 행사까지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전 날 오후 4시 15분께 훈춘시청 4층 회의실에서 김춘산 훈춘시장은 이강덕 포항시장과 오브치니코프 하산군수에게 “훈춘을 중심으로 한 동북3성과 러시아 연해주에는 끈끈한 무엇인가가 흐른다. 3국 3도시 수뇌부 모임을 계기로 구체적 결실을 맺어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이 시장은 김 시장과 하산군수에게 “포항국제불빛축제를 매개로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자”고 화답했다.
5월 15일 아침 7시 30분 김 시장 주최 조찬회도 분위기가 좋았다. 작은 거인의 이미지를 지닌 김 시장은 방천지역 두만강 하구 `무비자 국제관광구` 아이디어가 어떻게 떠올랐는지 이야기하며 대화를 주도해나갔다. 훈춘시 관광국장과 관광개발공사 사장을 지냈고 현재 훈춘시 부시장을 맡고 있는 조현호 부시장이 이 시장에게 `두만강 하구 관광`에 대해 상세히 언급하기도 했다. 아침 9시 30분 무렵, 포항·훈춘 자매결연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행사장에 도착하니 입구에서부터 기념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던 필자에게 눈에 익은 사진이 들어왔다. 작년 4월 10일 포항을 방문했던 훈춘시장·하산군수 일행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이 역사적 현장에서 `지난 역사의 눈금`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니!
필자는 작년 4월 10일 이후부터 경북매일 칼럼에서 줄기차게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을 강조했다. `포항의 미래를 위한 보험-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이 공동선언문 체결로 이어지고, 공동기념식수라는 상징적 행사로까지 전개되는 걸 지켜보면서 `포항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이번 포항시대표단의 러·중 방문에 대해 정리하고 `포항의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몇 차례에 걸쳐 가져보고자 한다.
우선 북·중·러 접경인 훈춘에서 포항세일즈를 펼친 포항시대표단의 인적네트워크 구축 노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당일 일정에 맞추어 물류 관련 논의 사항을 미리 준비하고 숙지한 이 시장은 효율적으로 대화를 주도해나갔고, 실무진들은 나중에 훈춘시 실무진들과 재차 만나서 업무를 협의했다. 이렇게 해나가는 과정에서 훈춘시 항무국, 관광국과의 자연스러운 인적네트워크 구축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향후 포항시 해양항만과와 훈춘시 항무국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뭔가 큰 일`을 함께 해 낼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이번에 경상북도 해양항만과에서 나온 2명의 공무원이 포항시대표단의 일원으로 함께 움직였다. 이분들의 적확한 보고서가 포항시와 경북도의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기를 고대한다. 또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이분들이 `포항시·경북도·중앙정부 3각 협력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기대`도 품어본다. 귀국해서 얼마 후, 경북도 차원에서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에 속한 훈춘에 `중국동북사무소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으니 왠지 일이 잘 풀릴 것 같다.
오는 여름 포항국제불빛축제를 활용해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이 더 깊어지고 넓어지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 물류·관광 차원에서 3국 3도시 실무진이 만나 현안(懸案)을 더 깊이 논의하는 자리가 만들어지도록 하자. 아울러 문화·스포츠·교육 분야에서도 교류를 더 확대해 나가자. 그런 노력들이 쌓일 때 이 시장과 김 시장이 나눈 다음과 같은 대화가 우리에게 `구체적 현실`로 성큼 다가올 것이다.
“이: 나진·선봉 지역과 나진항에 가서 공동번영의 길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김: 방천지역을 지렛대로 삼아 나진·선봉 지역으로 진출합시다. 같은 피, 같은 민족끼리 관계개선의 희망을 우리가 만들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