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11R 원정서 0대0 무승부, 김광석 복귀로 `수비 안정화` 위안거리
포항이 17일 오후 2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1라운드 광주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포항은 최근 부진한 성적에도 전북을 제외한 나머지 경쟁팀들의 동반 부진으로 리그 순위 4위로 뛰어올랐다. 포항은 리그 성적 4승3무4패(승점15·골득실 +2)로 성남FC(승점15·골득실 +1)에 골득실에서 앞서며 4위에 랭크됐다.
포항은 올 시즌 심각한 수비불안이 발목을 잡고 있다. 11라운드를 치른 현재까지 수원 개막전과 대전전, 이날 광주전을 제외하고 매경기 실점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두 13점을 실점해 대전(21점), 광주(16점), 서울(14점)에 이은 실점 순위 공동 4위이다. 수비 불안은 지난 성남전에서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성남 홈경기에서 2-0 리드상황을 지키지 못하고 경기 종료직전에 2골을 잇따라 내주는 참사가 빚어졌다.
포항은 이날 광주전은 비록 무승부를 했지만 광주의 일방적인 공격을 무실점으로 방어하며 수비 안정화의 계기를 마련하는 수확을 얻었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포항의 수비 마스터 김광석의 복귀이다. 동계훈련 연습경기 중에 부상을 당했던 김광석이 오랜 재활을 거쳐 이날 광주전을 통해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포항의 이날 광주전 선발 카드에서 그동안 수비 불안의 고심을 읽을 수 있다. 포항은 이날 중앙수비수에 김원일과 배슬기를 세웠고 돌아온 김광석을 왼측 측면수비수로 출격시켰다. 오른쪽 날개 수비는 그동안 붙박이로 출전했던 박선용 대신 이재원을 내세웠다.
K리그 최고의 중앙수비수로 평가받는 김광석이 측면 수비수로 나선 것은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데다 경기감각마저 떨어지는 김광석을 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측면수비수 임무를 맡긴 것.
포항의 이날 광주전 포백 수비라인은 결국 중앙 수비 전문가 3명이 포진한 형태로 대인방어와 몸싸움, 공중볼 경합 등에서는 역대 최강급이었다. 이들 포백라인은 공수전환과 1대1 방어 등에서 다소 문제점을 노출했지만, 무실점으로 방어한 것에서 위안이 됐다.
포항의 이날 광주전의 공격진은 처음부터 어긋났다. 용병 라자르를 원톱으로 세우고 이광혁과 모리츠, 티아고가 뒤를 받쳤다. 문창진과 김태수가 중원을 지켰다.
그러나 이 공격진용은 일찌감치 어긋났다. 전반 9분 문전 돌파를 하던 라자르가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스러졌고 끝내 심동운으로 교체되며 차질이 생겼다. 이후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포항 특유의 유기적 패스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원의 힘이 떨어지면서 광주에게 밀리기 시작했다. 포항은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 35%대 65%, 후반전 들어 경기력이 다소 회복되긴 했으나 여전히 점유율 42%에 그치며 광주에게 끌려갔다. 포항의 이날 광주전은 결국 수비수들의 선전 덕분에 무실점으로 버텨낸 것이 오히려 다행이였다. 경기 종료 직전 최대 실점 위기는 신화용의 온몸 방어로 간신히 벗어났다. 포항 골문 왼쪽 측면이 1대1 돌파를 당하며 허물어졌다. 포항의 수비라인을 허문 광주 송승민이 골키퍼 신화용과 무인지경으로 마주섰고 이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발등에 정확하게 얹히며 강한 힘이 실린 공은 그대로 신화용의 얼굴을 강타한 뒤 골포스트를 맞고 아웃됐다. 신화용은 공에 맞은 충격으로 한참 동안 쓰려져 있었고 이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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