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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주 상생발전 토론회가 끝난 후…

등록일 2015-04-27 02:01 게재일 2015-04-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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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필자는 지난 21일 열렸던 포항·경주 상생발전 토론회를 위해 포항지역사회연구소에서 2002년에 발간한 `형산강`을 정독했다. `영남의 유통중심지 부조장`, `6·25 형산강 지구 전투`, `회재 이언적`, `창의장군 김현룡 의병대장`을 다룬 글에 관심이 갔다. 또 이 책을 편집하고 지역문화운동에 헌신한 분의 의견도 듣고, `포항연극100년사`의 저자 김삼일 선생님의 고견도 들었다. 토론회에서 언급한 내용들과 그 후에 떠오른 단편적 생각들을 엮어서 이 지면에 풀어놓고자 한다.

우선 포항·경주 상생발전계획수립에 관한 것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발전이 네바강에서 핀란드만으로 이어지는 수로를 중심으로 펼쳐졌듯이, 환동해 네트워크의 허브-포항·경주의 발전도 형산강에서 영일만으로 이어지는 수로를 중심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 두 도시의 상생발전계획은 교통인프라 구축과 교통체계의 연계, 의료와 평생교육의 공유와 연결 등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정책이 수립·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두 도시 간에 `협력 플랫폼`을 제대로 구축해서, 인적자원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포항과 경주를 최단거리로 잇는 형산강대교를 건설해 지역교류 확대 및 물류·관광 증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번째, 두 도시 간 문화교류에 관한 것이다. 축적된 전문성을 갖춘 경주문화재단의 도움을 받아 포항문화재단을 설립한 후, 공동으로 문화행사를 상시 개최하자. 경주시립극단과 포항시립극단, 경주시립합창단과 포항시립합창단, 두 도시의 소극장들이 연계해서 문화와 의식을 공유해나가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구축하자. 포항바다국제연극제에도 경주시립극단과 경주의 소극장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 `6·25전쟁영웅 연제근상사`, `회재 이언적`, `김현룡 의병대장` 등 역사콘텐츠를 현대적 무대미학으로 표현한 합동공연도 해보자. 신라와 페르시아 영웅들의 서사를 화려한 무대장치와 영상으로 풀어낸 쇼퍼포먼스 `SILLA-바실라`는 포항에서, 포항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 뮤지컬 `연오랑세오녀`는 경주에서 공연하자. 그래서 상생발전의 정신적-문화적 토대를 구축해 나가자. 또 형산강 일대에다 `포항·경주의 청년문화`가 꽃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자. 두 도시 청년들이 문화공연을 펼치게끔 해주자.

세 번째, 통합관광 상품 개발에 관련된 것이다. 조만간 개통될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로 인해 기존의 포항-경주-울산으로 이어지던 자동차 관련 서플라이 체인이 포항-울산으로 직결되는 새로운 물류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 관광 차원에서는 어떤 흐름과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까, 두 도시가 함께 고민해 보자.

포항-울산 고속도로 개통과 KTX포항 개통으로 `관광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요인이 많다고 본다. 특히 영일만 해양관광벨트와 호미곶 해양관광벨트 그리고 감포(항) 벨트를 연계한 포항·경주 통합관광 상품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대보-구룡포-양포-감포(항) 관광코스 개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 조성으로 5만t 급 대형 크루즈가 입항하게 되면, 하선한 해외 관광객들이 포항과 경주 일대를 관광하고 쇼핑도 하게 될 턴데 이를 대비해 면세점을 만들고, 포항·경주를 대표하는 상품을 파는 상품관도 만들어 공동운영해보자.

아울러 연일읍 중명리 아래 부조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한 김이형이란 인물로 대표되는 보부상들의 행적을 짚어보는 `보부상 길`을 만들어 양동마을과 연결하는 코스를 개발, 포항시티투어 코스에 넣는 방안도 고려해 보자.

포항·경주의 상생발전은 많은 정책 제안에 앞서, 두 도시의 문화와 의식을 공유하는 `일련의 지속적 과정`을 전제로 한다. 그런 다음에 형산강과 영일만이라는 상징적 매개물을 중심으로 `공간적 통합`과 `수평적 통합`으로 나아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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