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포항역 문제점 긴급진단<BR>(하)대합실 협소·편의시설 태부족<BR>앉을 자리 없어 서서 음식먹기 다반사<BR>市 특산물코너도 초라하고 볼품없어
포항역의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통한 편의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빈약한 먹거리 부스와 승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크게 부족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골조로 웅장하게 지어진 포항역사의 연면적은 5천676㎡규모에 달하지만 실제로 승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은 3층(면적 3천46㎡)에 위치한 대합실이 전부다. 이중 편의시설 공간은 음식부스 3곳과 편의점 1곳 뿐이다. 여기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20여개의 테이블(4인기준)을 공유하다보니 주말 이용객들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앉을 자리조차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승객의 경우 서서 음식을 먹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실제로 음식점과 편의점 등의 공간은 240㎡에 불과해 3층 전체 면적의 7.8%에 지나지 않는다.
동대구역 대합실에는 30여개의 음식코너가 마련돼 있고, 신경주역엔 4~5곳의 음식 코너가 있지만 포항역에 비해 면적이 넓어 포항역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 주말에는 하루 평균 1만여명 정도가 이용하는 포항역 대합실에 설치된 의자도 150여석에 불과해 승객들이 편히 앉을 곳조차 부족하다.
서울에서 출장차 포항에 온 최모(34)씨는 “포항역의 편의시설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가까운 신경주역만 하더라도 다양한 음식점이 있고 규모도 포항에 비해 매우 큰 편”이라며 “포항역 대합실에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고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인근 흥해읍 이인리 주민 김모(36·여)씨는 “인근에 대형 프렌차이즈 음식점 등이 없어 포항역이 건립되면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 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합실에 가보고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또 전국 지자체가 각 KTX 대합실에 특산물코너를 운영해 특산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포항역에 마련된 포항시 특산물코너는 협소하고 초라해 영 볼품이 없다.
포항시 농특산품 공동브랜드인 `영일만친구`를 등록한 한 상인은 “포항역 특산물코너에 우리가 생산한 물품을 입고하려고 했으나,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입고를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시민과 승객의 불만은 공감하지만 수송수요에 따라 편의시설 등을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공단측은 당초 포항역의 수송수요를 약 1만2천600명으로 예상, 여기에 맞춰 대합실의 규모나 편의 시설 등을 결정했다는 것.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문영기 차장은 “동대구역은 평일 하루 5만명, 주말 8만명이 이용한다. 그 수요에 맞춰 각종 편의시설과 규모가 결정된다. 포항역은 현재 1만여명이 이용해 예측수요에 부합하다”면서도 “다만 포항역 이용객 수요가 늘어날 경우 그에 맞는 규모로 증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기태·전준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