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에 얼굴·손목 등 크게 다쳐 … 장윤석 의원 등 범인 제압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가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진보성향 문화단체의 대표가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쳤다. <관련기사 3면>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 세종문화회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로 열린 행사 참석 도중 진보성향 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대표를 맡고 있는 김기종씨로부터 25㎝길이의 흉기로 얼굴과 왼쪽 손목 부위를 공격당했다. 리퍼트 대사는 피를 많이 흘린채 순찰차를 타고 인근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은 뒤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있다. 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뺨에 5㎝, 왼쪽 손목에 경미한 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장윤석(경북 영주)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 흉기를 휘둘렀고, 곧바로 주변에서 범인을 덮쳤다”면서 “용의자는 대사 옆에 앉아 있던, 통역 쪽을 통해 공격해 왔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깜짝 놀라서 괴한을 바닥으로 쓰러트리고 등에 올라타 제압했다. 리퍼트 대사가 병원으로 간 후 테이블을 보니 굵직한 핏방울이 묻어 있더라”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장윤석 의원은 지난달 26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제17차 정기 대의원회에서 상임의장으로 선출됐다.
한편 김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오늘 테러했다. 우리마당 대표다. 유인물을 만들었다. 전쟁 훈련에 반대해서 만든 유인물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시민단체 우리마당 대표를 맡고 있으며, 민화협 회원이다. 김씨는 2010년 7월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진 혐의(외국사절 폭행)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은 바 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살인 미수 또는 흉기 등 소지 상해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씨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일 예정이다.
한편,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5년부터 보좌해 온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보좌관 겸 비서실장,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의 요직을 거쳐 지난해 10월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