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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과 이별 후 `살과의 전쟁`

김혜영기자
등록일 2015-03-04 02:01 게재일 2015-03-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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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후 간식·군것질 섭취 늘면서 체중 증가<br>하루 30분 주 3회 운동, 금연 성공에 효과<BR>보조제 쓰면 흡연 욕구·체중 조절 도움도

“담뱃값이 아까워 금연을 시작했는데 불어난 살 때문에 바지가 몸에 맞지 않아 새 옷 장만하는데 돈이 더 드는 것 같다”

지난 1월부터 금연을 시작한 직장인 심모(27·여·북구 장성동)씨는 지난 2개월 사이 체중이 5㎏ 늘었다. 심씨는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무심코 먹은 과자나 초콜릿 등이 모두 뱃살로 남았다. 살찐 내 모습을 보는 것이 싫어 다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담뱃값 인상과 함께 니코틴과 이별한 금연 도전자들이 금단 현상인 체중 증가로 인해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체중 증가는 금단 현상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금연으로 인해 몸 속의 니코틴 수치가 줄어들면서 나타나게 된다.

담배를 피울 땐 니코틴을 분해하기 위해 몸 속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금연을 하게 되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면서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몸 속 니코틴 수치가 줄어들면 입맛이 살아나고 이로 인해 간식을 찾기 때문이다.

그동안 담배 냄새로 인해 둔해진 코와 혀의 감각이 돌아와 입맛이 돌아오는 원리다. 담배 대신 입으로 무엇인가 가져가고 싶은 습관으로 인해 칼로리가 높은 간식을 섭취하게 되면 자연스레 살이 찌게 된다.

금연 초기에는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아 흡연 욕구는 물론 체중 증가도 조절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1월 세계비만학회지 `오비서티 리뷰(Obesity Reviews)`는 담배를 끊은 뒤 니코틴껌을 씹으면 금연 성공률이 높아지고 체중증가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금연 후 체중이 늘어 포기한 20~30대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다시 금연을 하게 하면서 니코틴 껌을 처방한 결과 80%가 성공했다. 체중이 불어난 사람도 5%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금단증상 중의 하나인 공복감이 느껴질 때에는 물이나 녹차 등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입이 심심할 땐 오이나 당근 등 채소를 씹거나 칼로리가 낮은 과일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술자리는 가급적 피할 것을 권했다. 마지막으로 하루 30분씩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건강하게 금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김성모(45·남구 효자동)씨는 “금연 시작과 동시에 헬스장을 다니며 운동을 시작한 결과 체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어 건강해진 느낌”이라며 “운동할 때만큼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은 물론 식욕까지 사라져 건강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포항남구보건소 금연클리닉 관계자는 “운동은 흡연 욕구를 억제하고 금연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해소하므로 장기적인 금연을 돕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며 “금연보조제 역시 체중 증가를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금연 초기 때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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