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환동해 경제권 무역시장의 성장에 대해 절대적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방영된 KBS 1TV 시사기획-창 `떠오르는 환동해 네트워크` 편에서 미하일 콜로샤(러시아 극동항만해양기술연구소 연구부장)가 한 말이다.
이 TV 프로에서는 `환동해 경제권 지각변동의 큰 흐름`을 짚어낸 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묻고 있었다.
`2015년 통일기획-한반도의 꿈`이라는 기획의도에도 부응하는 이 TV 프로를 보면서 필자는 몽골의 출해통로(出海通路),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과 동북진흥계획, 일본의 실크로드 개발 구상과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결합되는 `지정학적 공간`을 떠올렸고, 동북아·환동해 경제권의 호연호통(互聯互通)을 다시 생각했다.
`떠오르는 환동해 네트워크`에서는 몽골·러시아·중국·일본·한국이 동해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몽골정부가 올해 안에 자국내 2만5천t의 석탄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거쳐 북한 나진항까지 보내는 시범운행을 할 계획이란 걸 상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자료화면으로 `몽골의 대초원을 가로질러 동해(나진, 포항)까지 이르는 물류 루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TV 프로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은 `영일만항의 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는 한편으로, 산업도시 포항과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아우르는 `지역네트워크의 네트워킹`을 강조했다. 필자도 `환동해 물류 허브-영일만항의 특화 방안`에 대해 인터뷰했는데, 방송에 다 나오지 못한 인터뷰 내용을 이 지면을 빌어 풀어놓고자 한다.
영일만항을 환동해 물류 허브, 북방물류 특화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관련된 물류 루트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리고 나진·하산 석탄시범운송의 본 계약이 성사되도록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은 남북 경협과 남·북·러 3각 협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일로 중앙정부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두 번째, 환동해 경제권을 잇는 항로 다변화 추진에 적극 나서는 한편으로, 북극 항로의 발진기지 역할도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세 번째,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자루비노항 활용을 늘 고려하면서 포스코·훈춘 물류센터를 통한 동북3성 물동량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네 번째, 포항·훈춘·하산 3각 협력을 더 공고히 하면서 교역 루트 확보에 매진해야 한다. 다섯 번째,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다자간 개발사업의 일환인 훈춘-하산 자유무역지대 건설에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극동러시아의 농수산물과 조사료 등의 수입물동량 유치를 위해 냉동·냉장창고를 건립하고 항만배후단지도 조성해야 한다.
한편 지역의 한 방송사 시사프로에서는 영일만항의 물동량 감소가 자본잠식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재의 구조를 타파해야만 한다는 취지에서 `영일만항 활성화 방안`을 방송한다. 신생항만으로서의 영일만항은 개장 5년 만에 누적물동량 60만 TEU를 달성했다. 평택항과 군산항이 60만 TEU를 달성하는데 8년 정도 소요됐다고 볼 때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물동량 감소가 경영악화와 자본잠식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깨어져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전략들 외에 또 다른 전략들도 제시되어야만 한다.
우선 대구·경북권 대형 화주들이 `선박스케줄에 대한 차질`을 우려해 영일만항 이용을 주저하고 있는 점을 간파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만 한다. 항로를 개발하고 운행 빈도도 늘려서 `기존의 거래계약과 업무체계`를 변경할 수 있을 만큼의 획기적 변화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기존의 포트세일즈 방식에도 변화를 줘 `맨투맨 식 마케팅`, `대형화주와 중소형 화주를 구분한 타깃 마케팅`으로 나아가야 한다. 아울러 화물운송 중개업자도 잘 활용해서 대경권 물동량 유치에 전력을 다해야만 한다.
신생항만 영일만항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이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본궤도에 오른 후에는 그 효과가 바로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영일만항 인프라 조기조성, 항로 개발과 항로 다변화를 차근차근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일이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