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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삼보대회 유치와 대구, 그리고 포항

등록일 2015-02-23 02:01 게재일 2015-02-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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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삼보(SAMBO)는 러시아 국기(國技)로 인정받는 무술이다. 러시아어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자기방어술`이란 뜻의 삼보는 1938년 당시 소련체육스포츠위원회가 씨름, 유도, 권투, 레슬링 등의 장점을 혼합해 만든 호신술을 `삼보`라고 명명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소련의 특수부대 `스페츠나츠`의 격투 교과과정 중의 하나이기도 했던 삼보는 러시아인에겐 건강한 체력, 완성된 인격, 공통의 가치관을 쌓아 가는데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삼보 선수생활을 했고, 세계삼보연맹(FIAS) 명예총재로 활동하면서 2016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뛰고 있다. 러시아의 실로비키(정보기관, 군, 경찰 출신의 힘 있는 정치인)들도 삼보에 깊이 빠져있다. 현재 세계삼보연맹에 가입된 국가는 90개국이고,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삼보선수는 4천만 명이다. `격투기 황제`였던 표도르가 삼보기술을 구사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삼보는 2018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종목으로도 채택되었다.

올 3월 14~15일 포항시 흥해 실내체육관에서 `2015년 전국삼보선수권대회 및 국가대표 1차선발전`이 열린다. (사)대한삼보연맹(회장 문종금)이 포항에서 2015년 첫 전국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경북삼보연맹 새 회장인 장현진 회장의 취임식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장 회장은 이 대회를 계기로 포항에 `세계삼보연맹회장기대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포항에 `세계삼보연맹회장기대회`를 유치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우선 포항의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21세기는 국가 브랜드 시대에서 도시 브랜드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형국인지라 각 도시마다 자기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고, 문화행사와 스포츠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힘껏 뛰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세계만국 공용어-스포츠`를 매개로 포항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스포츠대회 유치`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만 하지 않을까?

또한 스포츠대회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로 연결된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로 생산파급효과가 1천520억원, 부가가치 파급효과가 1천174억원, 고용파급효과가 2천5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도시 홍보효과도 365억원에 달했다. 현재 대구광역시에서는 `세계삼보연맹회장기대회`를 유치하기 위한 일환으로 3월 26~30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삼보대회(하를람피예프 월드컵대회)에 공무원 8명을 파견한다.

우리는 스포츠대회를 유치하면서 노정되는 문제점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인프라 구축에 과도한 투자로 재정이 악화될 수도 있고, 시민들의 무관심으로 반쪽짜리 대회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포항시가 `세계삼보연맹회장기대회`를 유치한다고 했을 때, 위와 같은 문제점들은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실내체육관을 활용하면 되니까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또한 나진·하산 석탄시범운송으로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을 뿐만 아니라, 남·북·러 3각 협력에서 러시아의 역할도 알기에 러시아와의 문화·스포츠 교류에 시민들도 호응할 것이다.

게다가 `세계삼보연맹회장기대회`에서 유소년·청소년대회까지 함께 개최한다고 하니 그 유치 효과에 대해선 그리 염려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세계 101개국에서 선수와 기자, 그리고 운영인력 등 5천여 명이 방문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주와 협력해서 숙박과 관광프로그램을 짠다면 효율적으로 큰 대회를 치러낼 수 있다고 여겨진다.

포항시도 스포츠교류와 비즈니스, 스포츠관광, 스포츠이벤트 그리고 스포츠마케팅의 경제적 효과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개통되는 KTX와 고속도로를 잘 활용하면서 이참에 `세계삼보연맹회장기대회` 유치를 적극 고려해보면 어떨까? 이 대회 유치를 위한 T/F팀을 꾸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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