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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놔두면 피부궤양까지 생겨

등록일 2015-02-04 02:01 게재일 2015-02-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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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겨울철 방치땐 큰 코 다치는 하지정맥류
▲ 구자현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혈관외과

주부 김모(45)씨는 지난해 하지정맥류로 인해 보행성 정맥 절제술과 대복재정맥발거술을 받았다. 병원을 찾은 그는 평소 아무 이유 없이 다리가 무겁고 피곤한 날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리가 심하게 붓는 날도 늘었고 무엇보다 종아리에 울룩불룩하게 혈관이 하나둘씩 튀어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그냥 혈관이 조금 튀어나왔을 뿐이니까요. 주변에도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점점 다리가 붓고 무겁고 피곤해지면서 쥐도 자주 나서 병원을 찾게 됐어요. 수술을 받고 나니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벗은 것처럼 다리가 훨씬 가벼워졌어요. 수술 부위는 워낙 작아서 흉터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물었고요”

김씨처럼 하지정맥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 시기는 놓치는 이들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달 12일 하지정맥류 진료 인원이 지난 2009년 약 13만5천명에서 2013년 15만3천명으로 증가해 매년 3.1%씩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진료 인원의 성별 조사에 따르면, 여성 환자의 비율이 약 67.3~68.3%에 달해 남성(약 31.7~32.7%)보다 약 2배 이상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점유율 조사에서도 지난 2013년 기준 50대가 57.6%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23.4%, 60대 16.1%로 집계됐다. 주로 40~50대 중년층이 전체 진료 인원의 51.1%를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피부 밑의 가느다란 정맥 혈관에 피가 고이고 늘어나면서 종아리 혈관이 울퉁불퉁한 형태로 돌출되거나 푸르스름한 빛이 평소보다 진하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

▲ 하지정맥류 환자.
▲ 하지정맥류 환자.

정맥이란 동맥을 통해 우리 몸 곳곳으로 공급되었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길을 가리키는데 여기에 혈액의 역류를 막기 위한 판막이 위치한다. 판막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피가 심장 쪽으로 올라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늘어난 혈관이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게 된다.

이처럼 모세혈관의 확장으로 인해 나타나는 하지정맥류 증상은 불편감이나 통증 등 특별한 증상을 유발하지 않지만 푸르스름한 혈관이 보이는 미용적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여성들이 치마 입는 것을 꺼리게 된다.

기타 증상으로는 오래 서 있을 경우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피로감이 올 수 있으며 종아리 근육 내 정맥혈이 저류되어 있는 경우에는 야간에 근육경련을 유발한다. 또한 주로 오후에 발목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림프순환 장애 등 다른 요인에 의한 부종과 반드시 감별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장기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혈액이 만성적으로 저류돼 피부가 검게 착색되고 주변부는 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피부가 거칠고 딱딱해지며 피부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한 자세로 오랫동안 일하는 교사, 조리사, 텔레마케터, 판매원 등의 직업을 가진 이들이 자주 병원을 찾는다. 특히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 중 중년 여성이 많은데 이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정맥이 압력을 받아 확장돼 정맥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 하지정맥류 파열 모습.
▲ 하지정맥류 파열 모습.

치료방법은 증상에 따라 다르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있거나 압박스타킹 착용 등으로 호전될 수 있다. 비수술적인 치료(약물 치료, 경화제 치료)는 입원 없이 외래에서 충분히 가능하며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없다.

하지만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주사경화요법, 복재정맥 고위결찰술 및 스트리핑, 정맥류 절제술 등 외과적 처치가 필요하다. 수술 당일 입원해 다음날 퇴원 후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이후 상처관리 및 약물치료를 위해 외래 통원치료가 필요한데 약간의 수술부위 통증은 있지만 걷는데 지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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