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바가지상혼 기승<BR>관광객 불만에도 市선 “제재 못해” 뒷짐만
포항지역 해맞이 명소에 인접한 일부 몰지각한 숙박업소들이 바가지 요금을 요구해 관광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014년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30일. 포항의 해돋이 명소인 영일대해수욕장 인근의 모텔을 둘러본 결과 31일 하루 숙박요금은 15만~20만원에 달했다.
안내데스크 앞에는 5만~10만원 사이의 적정가격표가 버젓이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업주들은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평소보다 많은 숙박비를 요구했다.
한 업주는 오히려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아 지난해와 비교하면 할인된 가격이고 빈방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 예약하라고 독촉하기 바빴다.
10만원 이하의 적정가격대를 제시한 곳도 더러 있었지만, 이미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탄 듯 해당 모텔의 예약은 한 달 전에 완료됐다. 이 같은 바가지 요금은 우리나라 해맞이 대표 명소인 호미곶 인근 팬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약이 완료된 인근의 팬션 가격은 방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성수기 주말요금을 웃도는 20만~30만원 수준.
호미곶 일대의 한 팬션 주인은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우리 팬션은 더 받을 수도 없어 가격을 성수기 요금 정도로 책정하고 있다”며 “다른 곳은 이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방이 없어 못 구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바가지요금이 이렇듯 기승을 부리자 해돋이를 구경하기 위해 포항을 찾은 관광객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호미곶광장 인근에 팬션을 예약한 김건우(29·대구시 동구)씨는 “솔직히 일출도 좋지만, 숙박업소의 가격은 부담이 너무 크다”며 “내년 일출은 숙박을 제외하고 계획을 짤 생각”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숙박업소 관련협회와 합동으로 적정가격표를 제시하는 등 바가지요금 근절에 나서고 있지만 업주들의 이런 웃돈요구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포항시 관계자는 “숙박업소 요금은 자율 요금제라 행정적인 차원에서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포항의 이미지를 위해 최대한 업주들에게 협조와 양해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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