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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를 위한 준비

등록일 2014-12-31 02:01 게재일 2014-12-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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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한다. 초등학교는 기본 인성 중심으로, 고등학교는 진로 선택에 집중해야 하니, 중학교는 비교적 자유롭다 해서, 중1이 한 학기만이라도 시험 부담 없이 진로 체험과 실습·토론 수업에 참여해 꿈과 끼를 찾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이런 제도는 이미 아일랜드나 영국, 덴마크 등 북유럽에서 진로교육 프로그램으로 시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기본교과 수업에서 벗어나 융합 교과와 체험 중심으로 수업하는 것인데, 미래 탐색, 선택교육 프로그램,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 활동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주요 내용이고, 학생·학교·학부모·지역사회가 모두 교육에 참여하도록 설계돼 있다. 학생 교육을 학교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것이고, 다양한 사회적 경험까지 하도록 짜여졌다.

지난해부터 서울, 인천, 제주에서 자유학기제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교사들이 반대했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94%가 찬성하자 마지못해 추진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반전되어서 교사 만족도는 100%, 학생 만족도는 91%나 된다. 교과서 진도 나가기에 급급하지 않고, 학생들은 `자유`를 만끽하고, 교사들은 수업 준비가 힘들지만 학생들이 변화돼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분위기로 변해간다. 학부모들도 “전에는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했으나 지금은 즐거워하고 있다”며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다. 특히 교과서 공부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진로를 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을 매우 반긴다고 한다. 공부 못하는 학생을 `제외`하지 않고 `존재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도입 초기여서 아직은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것이 최대의 애로점이다. 시범학교 교사들의 하소연이 “학생들의 관심이 많은 연극배우나 애니메이션 제작자를 강사로 섭외하는 데 애를 먹는다. 이런 섭외에는 관할 교육청이 나서주면 교사들이 부담을 덜 수 있겠다”는 것이다. 또 검찰청이나 정부기관, 기업에서 귀찮다는 이유로 협조를 잘 해주지 않는 것도 걸림돌이라 한다. 일정이 맞지 않는다거나 인원수 제한 등을 이유로 견학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도움`을 얻는데 학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예산은 주지 않으면서 창의적 프로그램을 시행하라는 데, 교사들의 열정에만 너무 의존하는 것같다”고 고충을 토로하는 교사들도 있다.

교과서와 교실을 떠난 체험수업이 진정한 산 교육이라고 봤을 때 지역사회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중학교 1학년 한 학기만이라도 학생들이 자유를 만끽하며 진로탐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 교육도 이제 주입식 암기교육의 늪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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