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일교회, 쌀 800포대로 성탄분위기 내고 어려운 이웃에 쌀 전달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트리가 거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나무에 등불을 밝히는 기존의 트리장식 방식에서 벗어나 쌀이나 라면 등을 이용한 실질적인 사랑 나눔의 트리 장식이 등장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전하고자 교회 본관 1층 로비에 쌀로 만든 성탄트리를 장식하고 최근 불을 밝혔다.
쌀로 만든 성탄트리는 교회 전체 성도들이 참여해 만들었다. `천사`를 상징하는 1004구좌에 `삼위일체 하나님`을 의미하는 3구좌를 합해 모두 1007구좌로 완성됐다.
이 쌀 성탄트리는 쌀 5kg, 10kg, 20kg들이 800여 포대(1천575만원)로 세웠다. 쌀 포대는 녹색과 빨간색을 입힌 후, 맨 위에는 다윗왕의 별을 달고 `메리크리스마스`, `사람을 소중하게, 세상을 아름답게`란 문구를 넣어 성탄분위기를 표현했다.
제일교회는 성탄 기념행사가 끝난 뒤 성탄 트리로 장식된 쌀을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기관에 나눠줄 예정이다. 성탄절이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얼어붙은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성탄트리 장식에 참여한 교인들도 기쁨마음으로 기꺼이 동참했다.
교인들은 “이웃과 성탄절의 기쁨과 소망을 나누게 돼 마음이 훈훈하다. 그동안 이웃에게 성탄절의 기쁨을 나누고 싶었지만 직접 나눌 수가 없어서 계속 망설였다. 이번에 교회에서 성탄절 행사로 쌀로 만든 성탄트리를 장식한 뒤에 나중에 이웃과 나누게 된다고 하니 간접적이지만 사랑 나눔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성도는 “해마다 성탄절의 행사가 교회안의 축제로만 끝나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려운 이웃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게 돼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게 됐다. 성탄을 용흥동 일대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비전이 참 마음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이상학 담임목사는 “성탄의 핵심은 `얼어붙은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사랑`에 있다”며 “현재 포항성시화운동본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생명문화캠페인의 정신 또한 생명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그 사랑을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쌀로 만든 성탄트리 장식`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일교회는 이번 쌀 성탄트리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9월 하순부터 성탄절 행사 준비에 들어가 `포항지역 내 외국인노동자들`을 참여시키는 등 더욱 다양하고 내실있는 사랑 나눔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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