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생활용품 등 대량처분 점포 속속 등장<BR>시중가보다 60~70% 저렴, A/S 등 주의를
`업종변경 점포정리`, `경기악화로 인한 긴급처분`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최근 포항지역에도 각종 의류와 생활용품 등을 대량 처분 판매하는 일명 `땡처리`점포가 속속 등장하며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들은 도로변의 비어 있는 점포를 단기간 임대해 물품을 쌓아놓고 수천원부터 수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에 판매하고 떠난다.
주로 판매하는 물품은 켤레당 500원의 양말, 5천원부터 1만원대인 아웃도어 의류, 압력밥솥이나 냄비 등의 주방용품, 화장품 등 다양한 종류이며 가격도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동종 물품보다 60~70% 이상 싸다.
9일 포항 북구의 포스코건설 네거리에서 육거리 일대까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는 점포가 10여곳에 달했다. 또한 최근 지역 영세상인들이 영업난을 겪고 있다며 호소하는 것에 반해 해당 점포는 고객들로 북적이는 곳이 대다수였다.
이 중 한 곳에서 아웃도어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상인 우모(45)씨는 “시중에 판매하는 아웃도어 의류는 고가의 제품이 많아 경기가 어렵다 보니 저렴한 상품을 여러 벌 사가는 손님이 많다”며 “특히 티셔츠, 바지 등 평상시에도 자주 입을 실용적인 옷 위주로 구매하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경기 불황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불황이 짙어지는 요즘, 소비자들의 굳게 닫힌 지갑이 저가 제품 위주로 열리고 있다는 것.
고가의 제품보다는 실용적이고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이 더 잘 팔리는 소비 경향이 확대되며 한 푼이라도 더 아낄 수 있는 `땡처리` 물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해당 점포들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특정 브랜드 상품임을 강조하거나 본사에서 판매하던 `정품`을 할인해 판매한다고 광고하고 있으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 아울러 업주들이 판매하고 떠나버리기 때문에 의류와 생활용품 등 구매한 물품에 하자가 발생해도 보상이나 수리 등의 서비스를 받을 길이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 강모(55)씨는 “예전에 땡처리 매장에서 구매했던 옷의 안쪽 매듭이 풀려 있어 며칠 뒤 교환을 하러 갔으나 해당 점포가 철수하고 없었다”며 “저렴한 가격에 현혹돼 구매하지만, A/S 등에서 불편한 점이 많아 구매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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