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남·북구보건소 <BR>54개 경로당서 `쉼터`운영<BR>인지강화 수업 등 실시
“아니, 내 코가 이렇게 오뚝했단 말이야!”
한손엔 거울을 다른 손엔 색연필을 들고 도화지에 자신의 얼굴을 그리던 강모(72·남구 오천읍)씨는 연신 감탄을 터뜨렸다. 그는 “나이 먹어 주름살만 가득한 줄 알았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얼굴의 눈, 코, 입 하나하나 살펴보니 꽤 잘생긴 얼굴”이라며 “이래서 할머니들한테 인기가 많은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포항시 남·북구보건소가 치매 조기발견과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지역 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포항시 보건소에 따르면 지역 내 65세 이상 인구는 2012년 2만4천279명에서 2013년 2만5천751명으로 6% 증가했다. 이 중 치매노인은 2012년 2천228병에서 2013년 2천606명으로 16%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마다 지역 내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포항시 보건소가적극 나섰다. 올해 3월부터 `우리마을 예쁜 치매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 치매쉼터는 지역 내 65세 이상 시민들을 대상으로 뇌 건강 증진 및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해 경증 치매환자의 중증 진행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54개소 경로당에서 8천100여명이 등록해 참여하고 있다.
치매쉼터 프로그램은 미술과 감각자극, 운동, 음악, 인지기능 등 주 2회씩 총 24회 치매인지강화 수업을 포함하고 있다. `자기 얼굴 표현하기`, `에코백 만들기`, `공&탁구공 옮기기`, `음악에 맞춰 공 돌리기`, `손가락 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높이고 사회성과 친밀감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집중력 향상과 더불어 손 근육 증진을 통해 뇌 건강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수업이 있는 날만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반기는 분위기다.
효곡동 그린빌라어린이집 경로당에서 치매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이모(78·남구 효자동)씨는 “매일 TV만 켜놓고 누워서 지내다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생긴 듯 즐겁다”라며 “평소 연필을 사용할 일도 없었지만 치매쉼터를 통해 그림그리기 등 미술 활동을 하고 운동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치매는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초기단계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라며 “앞으로 보건소 무료 치매선별검사를 강화해 어르신들의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향후 사전 및 사후 평가를 거쳐 인지능력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