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성과와 창조도시 포항

등록일 2014-11-24 02:01 게재일 2014-11-24 18면
스크랩버튼
▲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팽창과 미사일방어 시스템 배치 계획, 러시아의 중요지역들에서 서방의 행동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이라는 논리를 설파하면서, `일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대응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유라시아연합으로 맞서는 한편으로, `아시아 지역의 에너지와 군사안보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면서 신동방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극동지역의 현대화를 위해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를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하고, 아시아지역에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시장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북-러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서 지난 5월에는 구소련시절의 북한 채무 90%를 탕감해 주었고, 지난 10월에는 북한철도 재건 프로젝트 `승리`를 발표했다. 한편으로 러시아는 나진항에 출입하는 대형 선박의 안전 확보와 국제어선 유치를 목적으로 `러시아 함대의 나진항 주둔 문제`를 검토하고,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와 베트남의 깜라인 만을 연결하는 군사축의 중간기점으로 나진항을 주목했다. 이처럼 러시아는 아시아지역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역내 갈등을 유지시키면서 북-러 밀월로 아시아지역 틈새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러시아에게 북한은 좋은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유엔의 인권 압박에 출구를 찾는 북한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경제협력을 비롯한 여러 제안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 입장은 어떨까? 남-북-러 3각 협력 구축으로 러시아가 북한을 움직여서 남북 긴장완화 분위기가 조성되길 원한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성과가 될 나진-하산 석탄 시범운송 사업은 정치·외교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고, 경제적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이 사업은 서시베리아 푸스바스 광산에서 생산된 유연탄 4만500t을 우선 철도로 북한으로 옮긴 다음 나진항에서 이를 중국 국적의 5만6천t급 벌크 전용선에 실어 포항항(신항)으로 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포스코 쇳물 생산 공정의 연료로 사용될 유연탄을 실은 벌크 전용선은 오는 28일 오전 10시께 나진항을 출항해 29일 밤 10시께 포항항(신항)으로 들어온다. 우리 측 점검단은 러시아 철도공사와 합동으로 24~28일 방북해 석탄 하역 및 선적, 선박입출항, 철도·항만 연결선 등 나진항과 연계된 육·해운 복합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기술점검을 할 예정이다. 이 사업의 경제성이 입증되면 우리 정부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수가 있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포항시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5·24조치가 해제 될 때`를 염두에 두면서, 남-북-러 물류망 통합에 부응하는 단계별 실천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우선 `북방물류 특화항만-영일만항`의 활성화를 위해서 해외자매우호교류도시인 하산과 훈춘 간의 교류를 강화하고, 포항·하산·훈춘 간의 3각 경제협력 체제를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 동북3성의 물동량을 영일만항으로 유치해야 한다. 아울러 훈춘·포스코 물류기지가 2015년에 운영을 시작하면 그에 맞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지도 점검해야 한다.

포항시 창조도시위원회 물류산업육성 분과위원회에서는 포항-나진-하산(자루비노)-TSR 연계 가시화로 자루비노항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러시아 항로 특화 서비스`로 `북방항로 개척`에 발 벗고 나서자고 제안했다. 또한 러시아 지역 물동량 분석으로 러시아에서 로드쇼 및 투자유치 설명회도 열어서 해외마케팅을 강화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아울러 영일만항 배후단지 내 러시아 농수산물 수출입과 관련된 검역소와 냉동·냉장창고 건립을 서두르자고 주장하고, 한·러 공동 물류기지와 환동해 광물자원 거래 중심지 조성으로 `영일만항을 북방교역의 전진기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포항시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 하산과 우호교류의향서를 체결한 도시로서 포스코나 포스코 A&C를 매개로 하산의 물류·관광 인프라 구축을 선도하고 있다. 향후 영일만항을 거점으로 `창조경제의 블루오션-북한과 러시아` 진출에도 선봉에 서야 할 것이다.

강명수의 탁류세평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