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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명치 부위 극심한 고통 불러

등록일 2014-11-19 02:01 게재일 2014-11-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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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급성 담낭염
▲ 박태준 과장 포항선린병원 간담췌외과

최근 새벽에 갑자기 50대 여성 환자가 우상복부와 명치 부위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환자는 고통스러워하며 숨을 들이키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몇 차례 1~2시간 정도 통증을 느끼긴 했지만, 이번엔 5시간 이상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평소 식사 후 자주 체한 것처럼 속이 불편해 얼마 전 내시경 검사도 받았지만 경미한 위염 이외에 특별한 점은 없었다고 한다.환자 60∼70%, 1∼4시간 정도 담석 산통 경험

다음날 퇴원 가능한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치료

급성 담낭염이 의심돼 혈액과 CT검사를 한 결과 백혈구 및 염증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복부 CT에서는 담낭벽은 두껍게 나타났고 담낭은 심하게 팽챙돼 있었지만 담석은 보이지 않았다. 급성 담낭염 진단 아래 곧바로 복강경 담낭 절제술을 시행했고 떼어 낸 담낭을 열어 보니 담석이 서너 개 들어 있었다. 환자는 마취에서 깨어난 뒤 바로 물을 마실 수 있었고 저녁엔 미음까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이틀 후 배꼽 부위에 약간의 통증이 있었지만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위의 사례는 전형적인 급성 담낭염 환자의 임상코스를 보여준다. 급성 담낭염의 대부분의 원인은 담석이다. 환자의 60~70% 정도가 담석 산통(명치 또는 우상복부의 통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하길래 산통이라고 명칭했는지 짐작 가능하다.

담낭염은 주로 한밤 중 일정한 시간대에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등이나 우측 어깨 통증(방사통)이 동반될 수 있다. 그 외의 담석증 증상으로는 구토와 소화불량, 식욕부진, 복부팽만감, 기름진 음식 섭취 후 불편감, 식도 역류 등 다양하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위장 문제라고 여기고 내시경 검사를 시도한다. 만약 내시경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담석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렇다면 담석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비만 등으로 인해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거나 위 수술이나 와상처럼 담낭 운동이 감소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담석을 가진 사람들의 70~80%는 아무런 증상 없이 살아가지만 담석증의 증상이 있다면 수술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증상이 없더라도 담낭암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담석이기 때문에 특히 담낭 용종과 동반되거나 담석 크기가 3㎝ 이상일 경우, 담낭벽이 두꺼워져 있는 경우에는 수술하는 것이 좋다

▲ 복강경 담낭절제술 직후 모습. 수술 부위가 작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복강경 담낭절제술 직후 모습. 수술 부위가 작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담석증 증상이 있을 때 재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같은 증상이 반복되다가 급성 담낭염으로 진행될 경우에는 담낭 축농(담낭 안에 고름이 차고 담낭 점막이 허는 증상), 간농양, 담낭천공, 패혈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환자는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 받게 된다. 게다가 염증이 심할수록 수술도 어려워져서 합병증 및 위험도 증가한다.

수술은 대부분 3군데 구멍을 뚫어 복강경 수술을 시행한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1990년대 초 시작된 이래 매우 안정화된 수술로 평가받고 있다. 수술은 보통 30분에서 1시간 이내이지만 어려운 수술일 경우 2~3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수술 후 금식할 필요도 없으며 회복 속도 역시 빨라 수술 후 다음 날 퇴원도 가능하다.

담낭이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냐는 물음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 담낭은 소화액을 만드는 장기가 아니며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담낭은 그 담즙을 농축, 보관해 식사 후 한 번씩 보내주는 장기이다. 담낭이 없으면 남아 있는 담관이 담낭의 역할을 하게 돼 생활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담석증이나 담석으로 인한 담낭염이 의심된다면 우선 약간의 물 외엔 금식한 후 병원을 찾길 바란다. 초음파나 CT검사를 받은 뒤 필요하다면 수술도 빨리 시행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금식을 통해 담낭을 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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