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입니다. 아래에 열거된 학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평동중학교(광주·공립), 두레자연중학교(경기 화성·사립), 이우중학교(경기 성남·사립), 헌산중학교(경기 용인·사립), 중앙기독중학교(경기 수원·사립), 한겨레중학교(경기 안성·사립), 팔렬중학교(강원· 사립), 동화중학교(전북 정읍·공립), 지평선중학교(전북 김제·사립), 용정중학교(전남 보성·사립), 성지송학중학교(전남 영광·사립), 청람중학교(전남 강진·공립)`
답은?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잠시 정리를 해드리자면, 일단 위에 열거된 12개 학교는 모두 중학교(공립 3개교, 사립 9개교)입니다. 그리고 지역과 학교 수를 보면 광주 1곳, 경기 5곳, 강원 1곳, 전북 2곳, 전남 3곳입니다. 아직 답을 모르시겠습니까. 음, 그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경상북도 교육청 관계자들도 모를 수 있으니까요.
위의 학교들을 사람들은 흔히 일반학교와 달리 이 학교라 부릅니다. 이들 학교는 제도권 학교들이 감히 엄두도 못 내는 학생들의,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에 의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무의미한 학교 시험과 점수를 위해 아까운 시간을 죽이는 교사나 학생들은 원시인이 됩니다. 또 이들 학교의 교실은 콘크리트로 만든 네모난 상자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교실이 됩니다.
그럼 교과서는 어떨까요? 사(四, 死)각 교실에 갇혀 하루를 보내는 대한민국 대다수 학교들의 교과서는 교실 모양만큼이나 내용과 모양이 똑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것을 배우는 학생들 또한 똑같아집니다. 하지만 위의 학교들은 교실이 다르듯 교과서 또한 확연히 다릅니다. 혹 인쇄된 교과서가 있다 해도 그것은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들 학교의 교과서는 학생들이 직접 만듭니다. 학생들이 보고 느끼는 것은 모두가 교과서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교과서 갇힌 일반학교 학생들과는 달리 개성이 넘칩니다. 개성은 창의성으로 이어지고, 창의성은 분명 문화 강대국 코리아를 이끌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아직 답을 모르시겠습니까? 혹 이 문제를 왜 풀어야하는지 의문이 드시는 분은 지금 이 나라 교육을 한 번 생각해보시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꼭 찾아야겠다는 의무감이 드실 겁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이들 학교들을 예전에는 대안 학교라고 했습니다. 답을 찾으셨습니까. 맞습니다. 이들 학교의 공통점은 바로 `특성화 중학교`라는 것입니다.
`특성화 중학교`라는 용어가 낯선 분을 위해 잠시 설명 드리면, 위에서도 언급했듯 특성화 중학교를 예전에는 `대안 학교`라고 불렀습니다. 솔직히 대안 학교라 하면 지금도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습니다. 마치 별난 학생들만 모아 놓은 교육계의 별난 섬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교육이 죽은 지금 대안 교육의 위상은 분명 달라졌습니다. 공교육 문제의 해결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 창의·인성교육, 특기적성교육은 오래전부터 대안 학교의 기본 교과였습니다. 이 교과를 특성화 교과라 하는데, 특성화 중학교란 이들 특성화 교과를 교육의 중심으로 삼는 학교를 말합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위에 열거된 학교들은 각 지역 교육청으로부터 학교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전폭적으로 지원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큰 죄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부러움 가득한 마음으로 손바닥이 터지도록 광주, 강원, 경기, 전북, 전남 교육청 관계자들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특성화 중학교를 5곳이나 운영하는 경기도 교육청은 현 교육 문제를 해결한 교육청으로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입니다.
혹 독자 여러분! 여기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셨습니까. 고개를 갸웃하시는 분들은 특성화 중학교를 운영하는 시도교육청을 다시 한 번 보세요. 찾으셨습니까. 이상한 점은 바로 경상북도 교육청은 없다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왜 경상북도 교육청에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