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biennale)`라는 용어는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라는 뜻으로 미술 분야에서 2년마다 열리는 전시 행사를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길며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베니스 비엔날레이다. 1895년에 창설된 베니스 비엔날레는 2년마다 6월에서 9월까지 여름 동안 27개국의 독립 전시관과 가설 전시관을 설치해 세계 각국의 최신 미술 경향을 소개하는 장(場)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이탈리아의 도시 베니스에서 관광도시라는 지역특수성을 기반으로 기획된 행사였다. 실험성과 지역성, 젊은 미술가를 육성한다는 순수미술행사로서 개최 당시 행사취지와 함께 관광산업과의 연계한 수익 창출과 이탈리아 르네상스 이후 실추된 이탈리아 미술의 위상을 재확립하겠다는 의도로 함께 깔려 있었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미술의 형태가 바뀌듯, 비엔날레의 목적과 의미 또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긴 비엔날레 역사를 지닌 유럽지역에서도 제도에 대한 비평과 함께 새로운 모색이 시작됐다. 국가·지역적인 구분은 1990년 이후로 서서히 무의미해지기 시작하면서 보수적이던 베니스 비엔날레도 이제 외국의 큐레이터가 국가관의 커미셔너를 맡고 작가를 초대하는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지난 20세기에는 다양한 문화·지역권의 국가들이 마치 현대미술의 올림픽을 개최하듯 다양한 비엔날레를 통해 자국의 문화·예술과 함께 동시대 미술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평가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비엔날레의 국제적 흐름에 맞춰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국내의 유사한 미술행사와 다른 차별성과 방향성은 과연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새삼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2006년을 시작으로 올해 5회째를 맞는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는 `기원, 기억, 패러디(Origins, Memories & Parodies)`이라는 주제로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예술발전소, 봉산문화회관, 대구지역 화랑가등에서 주 전시와 부대행사를 마련한다.
31개국 250여명의 작가들이 참가해 인간의 눈이 아닌 기계의 눈으로 담기 시작한 사진의 기원(起源)과 사진술이 만들어낸 복제와 기억, 나아가 사진의 예술적 가치를 넘어 사회적 문화적 산물로서의 사진이 주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역사가 짧은 비엔날레가 넘쳐나다 보니 확실히 자리를 잡은 극소수의 비엔날레를 제외하고는 이들의 정체성 확립과 차별성이 세계 예술계의 새로운 담론으로 부각 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던 광주비엔날레가 109억원 과 부산비엔날레가 37억 원의 예산으로 지난 행사를 치른 반면, 2012 대구사진비엔날레는 겨우 16억원의 예산만이 집행됐다. 올해는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넉넉지 못한 예산 때문에 진행의 어려움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벌써 부터 들여오고 있다. 대구사진비엔날레도 이제 지역 문화행사의 개념을 넘어서 세계유수의 비엔날레와 견주어 손색이 없을 국제행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예술인들과 행정기관의 새로운 인식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