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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문답

등록일 2014-09-11 02:01 게재일 2014-09-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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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 서울대 교수·국문학과

어느 때는 내 생각보다 남의 생각이 귀해 보일 때가 있다. 그렇게 내가 겸손해질 때 내게는 차라리 희망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먹을 것 많았던 명절, 그만큼이나 피로했던 연휴를 보낸 이들께 이야기 한 토막이나 소개해 본다. 그 이야기의 앞토막이다.

ㅡ성서에도 인내와 절제 없이는 하늘나라로 갈 수 없다고 했어. 하늘나라는 뭔가. 누가 복음 17장 21절에 천국이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하지 말아라, 너희 마음안에 있다 그랬어.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면 그게 천국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로우면 그게 지옥이야. 불교에서는 일체유심조라고 하잖아?

ㅡ똑같네요.

ㅡ똑같지. 그러니까 모든 종교의 근본은 하나야. 창조주, 조물주가 만든 진리를 알아야 거기에 맞춰 살 수 있거든. 그렇지?

ㅡ네.

ㅡ그걸 배우는 게 신학이라야 해.

ㅡ좀더 드셔요.

ㅡ음. 난 아침, 점심 두 끼를 굶으니까 이 밥이 꿀맛이야.

ㅡ저는 요즘 저녁을 안 먹어요.

ㅡ잘했어. 에스파니아 격언에 몸이 아프면 의사 백 명을 부르기 전에 저녁을 굶으라 했어. 밤 동안에는 우리 몸에 있는 모든 회복 기능이 모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주는 시간이야. 그 밤에 밥을 먹고 자면 쓸데없이 먹은 그것을 소화시키느라고 에너지와 시간을 뺏기게 돼. 자연히 아침에 피곤해지지. 밥을 먹지 않고 보내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도 몸이 거뜬해. 밤새 모든 게 잘 회복돼서지.

ㅡ막걸리 한 잔 드려요?

ㅡ그려. 자연은 참 신비로운 거야. 이 알코올은 신경을 마비시키잖아? 알코올은 CH3CH2OH거든. 그런데 여기에 산소 하나가 달라붙으면 물분자 하나가 빠져 나가면서 CH3COOH가 돼. 그런데 이놈은 신경을 살려.

ㅡ그게 뭔데요?

ㅡ식초. 아세트산이라고 하지.

ㅡ그럼 이 술이 산소랑 결합하면 식초가 되는 거예요?

ㅡ암. 산화되니까. 산화효소에 의해서.

식초는 박테리아가 산화효소를 분비해서 알코올을 산화시켜 얻어내지. 그런데 이놈은 피로물질을 분해해서 피로를 없애주고 또 신경을 잘 돌게 해줘.

ㅡ식초를 잘 먹어야 하겠네요?

ㅡ당연하지.

ㅡ그렇군요.

ㅡ우리가 알아야 할 게 퍽 많아. 인간은 동물하고 달라서 본능적으로만 사는 게 아냐. 우주 만물 만상의 진리에 따라 살아야 하게 돼 있어. 인간은 특별하지. 그걸 모르면 인생을 망쳐. 누구든지. 진리를 모르고 자기 욕심 채우기 위해 살다가 결국은 자기가 뿌린 대로 거두는 거야.

ㅡ그래요.

ㅡ갈라디아서 6장 7절에, 사람은 무엇을 심든지 심은 것을 그대로 거두리라고 했어. 그런데 살아서뿐 아니라 죽어서도 마찬가지야. 살아서 나쁜 마음을 가지고 산 사람은 죽어서도 계속 벌을 받아. 내세가 있느냐 없느냐? 영혼의 세상이 있는 거야. 지금은 유기체에 영혼이 붙어 있지만, 죽으면 유기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늘의 분신이기 때문에 하늘나라로 가. 나는 그것을 사실로 믿어. 과학자기 때문에. 영혼도 파동이고 전기도 파동이야. 빛도 파동이고. 모든 물질은 파동의 결합체야.

ㅡ파동이라.

ㅡ그렇지. 우주 만물 만상의 본질을 깨우치면 삶의 질이 달라지고 차원이 전연 달라져. 세상은 이 파동처럼 서로의 영혼을 감응시키는 곳이 되어야 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나는 나중에 더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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