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전시회
한국 전위예술의 선구자이자 영원한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불리는 김구림(78·사진)이 대구에서 전시회를 한다.
봉산문화회관은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제4전시실에서 `2014기억공작소展 김구림 - Wiping Cloth`을 개최한다.
김구림은 1969년을 기점으로 파격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며 미술계에 파장을 일으킨 미술가로 기억된다.
기존의 가치와는 다른 방식과 파격적인 작품들을 발표했던 그의 `태도`는 평면, 설치, 영상,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무대미술, 공연연출 등 다양한 시각에서 한국현대미술의 선구로 활동해왔다. 기성(旣成)을 끊임없이 해체해온 한국 아방가르드, 즉 전위와 실험으로 집약할 수 있다.
그해 그는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와 최초의 메일아트 `매스미디어의 유물`을 발표했으며, `앵글 562`를 연출하고 `바디페인팅`을 발표했다.
또 다음해인 1970년에는 한국 최초의 대지예술인 `현상에서 흔적으로`를 발표했고 1970년에 결성한 제4집단의 통령, 아방가르드협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1970~80년대의 개념미술을 거쳐 최근에는 음양사상을 근간으로 다양한 세계의 조화와 통합을 모색하는 작업을 펼치는 등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전위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김구림의 전위와 실험의 태도가 느껴지는 `걸레Wiping Cloth`(1973)를 재현한 설치작업 1점을 중심으로, 16㎜필름으로 제작한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 `1/24초의 의미`(1969)와 비슷한 구성 방식의 최근 비디오 작업 `음과 양Yin and Yang`(2012)을 싱글채널 영상으로 선보인다.
또한 한국 실험미술과 작가의 태도를 기억할 수 있는 주요 대표작 80점의 스틸 이미지와 작가 인터뷰를 비디오 영상 형식으로 보여준다.
전시실 바닥에 설치한 `걸레`작업은 김구림의 작업 태도를 이해할 수 있는 대표작으로 주목할 만하다.
그의 작업 태도는 이미 죽은 기성 언어보다는 끊임없이 스스로의 생을 사는 현재의 사물과 이미지를 통하여 동시대의 삶, 본능적 상상력, 잃어버린 감수성, 진정한 인간 생의 본질을 새롭게 기술해가는 기억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 `걸레`는 한국의 현대미술뿐 아니라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제도 속에 함몰되어버린 실험정신을 살펴볼 수 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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