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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한국 현대추상미술 어제와 오늘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4-08-11 02:01 게재일 2014-08-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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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우양미술관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전` 두번째  `고요한 울림`전<BR>대표작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등 국내 독자적 회화작품 46점 전시
▲ 이우환 作 `선으로부터`
▲ 이우환 作 `선으로부터`

우양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전` 시리즈 두 번째 `한국의 현대추상미술-고요한 울림`전을 마련했다. 전시회는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우양미술관(구 아트선재미술관, 경주시 보문로 484-7)에서 개최된다. 이우환과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 김환기, 남관, 유영국, 하인두, 이성자, 곽인식, 정창섭, 윤명로, 류경채, 하종현 등의 작품 46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는 서구의 사조를 수용하면서도 우리 고유의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한 독자적 회화로 발전시킨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우수성을 선보이는 자리다.

격변했던 우리 역사 속에서 한국적 추상미술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는가를 보여준다. 1930년대부터 한국에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추상미술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 화단에서 본격적으로 발전을 시작했다. 1950년대 앵포르멜을 이어 1970년대의단색화로 이어진 추상미술은 한국만의 독창적인 흐름을 형성해 나갔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 화단에 추상화가 수용되고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 추상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동경 유학생으로 순수 조형과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실험한 김환기와 자연을 대상으로 출발해 추상기법을 사용하는 유영국, 류경채의 작품은 자연을 분석하고 해체하는 서구적인 태도가 아닌, 자연 친화적이고 순응적인 시각을 통해 한국적 추상화로 새롭게 해석해 냈다.

대상의 본질을 살피고 감성적 직관을 통해 독자적인 예술을 표현해내고자 했던 흐름은 이후 작가들에게 이어졌다.

▲ 유영국 作 `산`
▲ 유영국 作 `산`

1970년대 후반에는 본격적으로 `한국적 미니멀리즘`이라 일컬어지는 작품들이 출현했다. 색과 형태를 배제하고 작가의 순수한 행위와 과정을 중요시하는 작품들이 나타난다.

곽인식과 윤형근처럼 일정한 형태를 반복하거나 이우환, 박서보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수행과도 같은 반복 행위를 통한 정신성의 표출은 무목적성과 물아일체(物我一體)를 추구하는 차별적이고 독자적인 한국 미술을 상징한다.

전시회 관계자는 “한국 현대 추상미술은 그 중요성에 비해 대중의 인식에서 멀어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전회는 그 전반적인 흐름을 통해 변화와 발전 과정을 살피고, 그 속에서 우리 추상미술만이 갖는 독자성과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인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이 작품은 이번 전시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붓에 물감을 묻힌 후 캔버스에 그 물감이 다할 때까지 선을 긋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 반복을 통한 우주의 원리를 보여주는 이우환의 작업은 외부와 관계를 맺고 무한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출품작은 특히 기존에 보아왔던 선과는 그 형태와 구성, 길이의 변화가 다른 대작으로, 이우환의 끊임없는 연구와 다양한 노력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곽인식의 대작 `무제`

이 작품 역시 이번 전시회를 대표하는 작품중의 하나이다. 곽인식은 일본 종이인 화지에 일정한 타원형의 이미지를 유동적으로 구성한다. 점이 점을 일으키는 그의 작업은 무채색과 단색에서 비롯해 점차 빛과 색채가 도입되다. 이번 출품작처럼 크기가 큰 대형 작품에서는 그 색채가 더욱 과감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많이 공개되지 않았던 이번 작품은 곽인식의 작품 세계에 대한 깊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 곽인식 作 `무제`
▲ 곽인식 作 `무제`

△기타 작품

김환기와 곽인식, 류경채, 이성자, 정상화의 1960년대 작품들은 한국의 1970년대 추상이 어떤 시각적 경험을 축적하고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특히 김환기의 작품은 한국의 추상미술이 형태의 재해석에서 벗어나 단색조의 화면으로 점진적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또 박서보와 윤형근, 하종현의 1970년대 작품은 당시 국내 미술계의 주요 흐름이던 단색화의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색채를 정신성의 표출로 보고 그 재현 과정을 자기 수양의 정서적 기제로 삼고 있는 한국 단색화만의 특징이 드러난다. 한국의 전통 오방색을 계승한 유영국의 `산`, 류경채의 `초파일`, `독백`, 남관과 하인두의 작품 등 추상미술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들은 작가와 추상미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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