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의 동양화 교육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왜 동양화가 침체의 길로 걷고 있는지 대학의 교육에서부터 찾아보아야 할듯하다. 우선 대구에는 계명대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경북대 등 4년제 대학에서는 거의 다 동양화 교육을 실시했다. 70년대부터 동양화 교육이 대학 내로 들어오므로 인하여 평생을 갈고 닦은 동양화의 대가가 교수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명문대 출신 교수들이 터를 잡은 것이다. 물론 국전에서 큰상을 받은 교수들이 있지만 화단에서 알려진 교수들은 많지 않았다. 교육 또한 특정스타일에 집착하다 보니 전통산수나 인물, 화조, 동물, 서예, 문인화 등 동양화의 생명인 기초는 뒷전일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모교 후배들을 챙기고 실력보다는 인맥으로 교수진을 꾸리다 보니 다양한 장르가 없는 교수인원만 불리는 셈이 됐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스타일이 아니면 인정 안하는 교수도 있다는 점은 한술 더 뜨는 것이다.
요즘은 한국화의 명칭을 사용한 지 50년도 안된 시점에서 각 대학에서는 동양화과가 문을 닫고 있다. 이유는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들의 교육열이 없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대학에서 배운 것이 스승의 그림인데 다른 것은 알 리가 없다. 그리고 관심이나 어디 가서 연수받아서라도 동양화의 정석을 가리켜야지 하는 열정이 사라진 듯하다. 또한 대중은 전통과 동양화의 운필, 서정과 실용적 동양화를 찾고 있는데 대학은 학생들의 서양화흉내를 방관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실력 있는 강사진을 운영해서라도 교육의 질을 높여야 했다. 대부분 본교 출신 제자들에게 강의를 맡긴다. 당연하고 그렇게 해서라도 제자들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학원만 나오면 동양화의 본질을 무시하고 아무나 강의를 주는 것이 학생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학원은 동양화 실력으로 석, 박사학위를 주지 않는다. 논문 한편 잘 쓰면 통과 되는 것이다. 붓 잡는 것 하고는 별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이론 수업을 맡겨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동양화 실기 수업을 맡기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누가 보아도 실력이 없다고들 하는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대학마다 강의만 맡으면 교수들에게 충성이다. 졸업생들만 와글와글한데 문제는 실력이다. 정말 최고의 대학 교육기관에서 동양화를 가르치려면 최고의 작가들로 구성 돼야 한다. 화단의 최고실력자들에게 부탁해서라도 학생들의 실력을 높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실기에 박사가 있나? 그런데도 박사라서 강의를 맡겼다니 우습지 않은가?
바깥을 보라. 전통회화, 아주 오래된 기법과 양식의 동양화가 급부상해 화단에서 세가 커지고 있다. 개인전이나 그룹전, 특히 공모전에서의 활동이 얼마나 눈에 띄는가? 그러니 대학교육이 인기가 없고 고객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대학에서는 그 모든 전통을 무시하고 서양화를 그리든, 만화를 그리든, 마음대로 그리라 하면 그게 무슨 동양화과인가? 화선지가 무엇인지, 배접은 어떻게 하는지, 먹은 어떻게 갈고 사용하는지, 채색은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학생들이 생소하게 느낀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은 국가원수가 방문해도 동양화나 서예의 시연도 하고 영부인들이 같이 붓을 쥐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신년초면 곳곳에서 휘호도 하고 동양화가 호황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들은 늘 먹과 종이를 사랑하고 전통의 기법과 정신을 사랑한다. 필자가 당신 스승이 누구냐고 물으면 학교와 스승을 당당하게 답한다. 어느 대학과 스승은 누구라고…. 80세가 넘은 고령의 중국 최고 대가들이다. 그래서 느낀 점은 대가 밑에 대가가 나는구나, 라는 것이다. 그들의 교육은 철저하다. 기초를 바탕으로 하는 동양화의 전수를 사명감을 갖고 한다. 중국을 다녀 온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의 동양화 교육 현실과 크게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