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는사람 없어 헐값에 판매, 어민들 울상<BR>기후변화로 잘 안잡히던 어종 어획늘어
해마다 4~5월이면 동해안, 특히 포항은 흔히 `도다리`, `돈지`로 알고 있는 문치가자미가 제철이다.
하지만 올해는 문치가자미 대신 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어획되는 `성대`가 유독 많이 잡혀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전 포항 죽도시장내 포항수협 어시장 공판장. 출어했던 어선들이 하나 둘 도착하기가 무섭게 어민들이 저마다 어획한 생선을 내리느라 분주했다.
이날 어선들이 어획한 생선은 상당수가 문치가자미였으나 어선마다 2통 정도씩 푸른 지느러미에 붉은빛을 띤 낯선 생선이 담겨 나왔다.
일명 `달갱이`라고도 불리는`성대`다.
한국연근해 유용어류도감에 따르면 성대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한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어민들은 예전에는 동해안에서는 성대가 잘 올라오지 않았다며 남해에서 주로 잡혔다고 전했다.
포항수협 소속 어민 이모(50)씨는 “성대나 아귀처럼 찬물에 사는 것으로 알고 있는 고기들이 평년보다 많이 잡혔고 문치가자미가 20~30% 정도 줄었다”면서 “성대는 찾는 사람도 없는데다 잘 팔리지도 않아 시세도 ㎏당 2~3천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성대는 남해안에서 어획되는 어류 중 고급 어종으로 분리되고 있으나, 포항을 비롯한 경북동해안 지역에서는 인기 없는 생선이다. 또한 지역 내 시장에서 그동안 보기 어려운 생선 중 하나였으나 올해는 죽도어시장, 구룡포시장 등에 횟감으로 종종 등장하고 있다.
어민들은 이처럼 성대나 아귀 등 잘 잡히지 않던 어종의 어획이 늘어난 것에 대해 기후 변화로 인해 수온 차가 심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가 각종 농·축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수온이 바뀌면 앞으로 어군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수협 중매인 김모(54)씨는 “달갱이는 보통 열흘이나 보름 정도만 잡히고 마는데, 올해는 한 달이상 계속 잡히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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