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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일꾼을 위해 사전투표를 하고…

등록일 2014-06-04 02:01 게재일 2014-06-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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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수 구미종합사회복지관장·신부

아침저녁으로 이곳저곳에 저마다 옷을 입고 자신을 뽑아달라는 호소를 바라보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의 공약은 무엇인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 제도에 따라 주권을 행사하며 이 땅에 민주주의가 더 뿌리 깊이 내리고 꽃 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에서 엮은 가톨릭 사회 교리는 교회의 사회 교리 원리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 가운데 보조성의 원리가 적용되는 부분으로 참여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참여는 모든 사람이 책임을 가지고 공동선을 위해 의식적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라고 밝히고 있다. “공동체 생활에 대한 참여는, 타인과 함께 타인을 위해 국민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자유로이 책임 있게 수행하도록 부름 받은 국민들의 가장 커다란 열망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모든 질서를 이루는 주축 가운데 하나이고 민주주의 체제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것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특히 참여가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는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 시대적 상황에서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어디일까? 너무나 안타까운 세월호사건을 보면서 안전을 우선에 둘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이라는 것과 만약의 상황을 가정해 끊임없이 반복 훈련하는 길 및 전반적인 시스템의 확보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민주주의 체제를 이루는 사전투표에 참여한 분들이 많고 그 가운데 젊은이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누구에게 어느 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함을 떠나 투표자들의 열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권리에 따른 책임을 다할 때 이 땅의 민주주의는 한층 더 성숙해 질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 사회 교리 가운데 공동선의 원리도 있다. 이것은 “모든 인간의 존엄성, 일치, 평등에 근거를 하며 `집단이든 구성원 개인이든 더욱 충만하고 더욱 용이하게 자기완성을 추구하도록 하는 사회생활 조건의 총화`”라고 했다. 여기서 자기완성은 절대 자기 자신 `안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요 다른 이와 `더불어` 다른 이를 `위하여`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도 자신이 가진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더불어 이웃을 향할 때 완성된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보다 더 큰 조직이나 공동체에 개방하고 연대함으로써 공동선이 가능하게 된다.

시편의 한 구절을 가슴에 담고 있다.“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 하느님을 알아가기 위하여 멈춤이 필요하듯이 이 시대를 알아가기 위하여 멈춤이 필요할 것이다. 존 맥스웰은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에서 잠시 멈춤의 힘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잠깐 멈추는 법을 배우면 성장이 따라올 여유가 생긴다”고 했다. 즉 되돌아보기의 법칙인데, 학이편(學而篇)에서 증자는 하루에 세 가지 기준을 두고 자신을 반성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할 것이다. 그 기준에 다른 사람을 위할 때 충실한 정도를 살피고, 친구를 사귈 때 진실했는지를 살피며 배운 것을 익히고 있는지를 살폈다. 존 맥스웰은 단순히 경험이 최고의 스승으로 여기기보다 `평가를 거친 경험`을 최고로 여기고 있다. 잠깐 멈춰 되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도움이 되었는데 심지어 동기부여나 격려보다 더 유익했다고 한다. 그것은 걸음을 멈추면 비로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를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헨리 나웬 신부는 “행동과 염려의 틈바구니에서 홀로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라”고 했다.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나선 출마자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바쁜 일상의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들의 외침은 선거활동 법정 기간 안에서 이뤄지겠지만 진정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거리에서만 멈춰 서서 인사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 평소에 참여를 통하여 보조성의 원리를 실천하고 유권자 앞에서 악수로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데 애쓰기보다 유권자를 향해 멈춰 서서 깊은 주름의 역사를 읽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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