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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가 바라본 돈의 본질은?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4-04-25 02:01 게재일 2014-04-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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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 속 돈의 민낯'  정재흠 지음  휴먼큐브 펴냄, 268쪽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은 어쩌면 치열한 일상과 맞물려 무의미한 소리일 수 있다. 그만큼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우리 삶에서 개인차는 있겠지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뉴스 속에서 꼭 돈이 많다고 행복하고 돈이 적다고 불행함은 아니란 것을 듣는다. 이 시점에서 돈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업종 중의 하나인 회계사인 저자 정재흠 선생은 고민한다. “과연 돈이란 무엇인가?” 우리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돈의 본질에 대해 생각한다. 그 결과물이 `풍경 속 돈의 민낯'(휴먼큐브)이다.

“인간 삶 속에 스며 있는 돈의 민낯을 자연이 펼친 풍경과 함께 추적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펜을 들었다. 그러나 그러한 작업이 형이상학적 측면, 곧 인간의 불가해한 심리를 자신 있게 추적해나가겠노라고 외치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는 깨우침이 들기 시작했다. 돈의 영혼은 나를 비웃는 듯했고 나의 손은 부끄러워 펜을 놓아야 했다.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황당한 회의는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당혹스러운 물음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결국 나는 교실에서 익힌 경제 경영 서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수학으로 증명된 경제 경영 수치, 학문적·관념론적 언어, 또 도구적 이성으로 돈의 민낯을 쫓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돈의 영혼이나 본질을 증명하기 위해선 오로지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고 인간을 에워싼 문화와 역사, 사유의 세계뿐만 아니라 인간의 심리가 분출한 사회적 현상을 따라가봐야 했다. 특히 현재는 물론이고 과거 고려, 조선시대 사람들, 혹은 중세, 근대 역사 속의 사람들이 돈 때문에 겪은 사건이나 서사, 사유 모두 내겐 현재적 사건이요, 오늘날 맞닥뜨리는 문제와 하등의 차이가 없다는 인식도 한몫했다.”_머리말 중

`풍경 속 돈의 민낯' 책 속에는 크게 다섯 가지 풍경이 나온다. 저자는 경기도 안성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그 속에서 켜켜이 쌓인 돈의 모습을 다양한 앵글로 잡아내고 있다.

책의 본문에서 저자는 생명이 깨어나는 풍경 속 모습에서 자연이 개발 분양한 초대형 전원단지에 대해 사색하고, 박두진 시인의 `해' 속에서 사람 잡는 돈의 모습을 말한다. 이처럼 풍경과 문학, 사랑 등의 소재와 돈이라는 언밸런스한 소재를 통찰해 `돈의 본질'에 대해 말하는 저자의 시선은 의미가 깊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이 책의 목표는 사랑이라는 묘약으로 인간과 돈의 화해가 모색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즉,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룰 때 인간에게 안락감이 깃들듯, 인간과 돈이 화해를 모색할 때, 인간이 돈의 위세에 억눌리지 않고 사이가 좋을 때, 비로소 인간이 평화를 느낄 수 있고, 인간의 삶은 더 정직해지고 또한 우리의 문화는 더욱 다양해지고 풍성해진다는 진리를 쫓는다는 일념으로 저자는 글을 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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