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로 102년 전의 타이타닉호 사고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타이타닉호 침몰사고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럿이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타이타닉`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11일 승객 2200명을 태우고 항해를 시작한 지 4일 만에 침몰했다. 타이타닉호의 침몰로 탑승객 1천514명이 숨졌고, 410명의 승객이 살아남았다.
영화는 타이타닉호 침몰이란 불운한 역사적 실화에다 17세기 엄격한 사회 질서에 숨막혀 하는 미국 상류층 로즈(케이트 윈슬렛)와 부두의 선술집에서 도박으로 운 좋게 `타이타닉호`의 3등실 티켓을 얻은 가난한 화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를 엮어 내 큰 히트를 쳤다. 이 영화는 흥행 신기록을 세우며 영화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였을 뿐 아니라 아카데미상 11개 부문 수상이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영화가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둔 것은 2억달러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어 대형 자연재난을 실감나게 재현한 카메룬 감독의 역량때문이기도 했지만 영화속의 멋진 캐릭터들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타이타닉호 선장이었던 에드워드 존 스미스는 배가 침몰위기에 빠지자 승객 중에서 어린이, 여자, 남자 순으로 탈출토록 했고, 총으로 공포를 쏘면서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질서를 유지하도록 하게 했다. 그 후 자신은 배와 운명을 함께 하는 직업의식과 책임감을 보여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가슴저릿한 감동을 안겨줬다. 실제로 그의 고향인 영국 리치필드에서는 배와 운명을 함께한 스미스 선장의 동상을 세우고, 동판에 “영국인답게 행동하라(Be British)”는 마지막 말을 새겨 추모하고 있다.
반면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에서 세월호 선장은 어땠나. 승객을 제쳐두고 제일 먼저 배를 탈출해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선장이 어찌 승객을 버리고 제일 먼저 침몰위기의 배를 빠져나올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세월호 선장은 승객인 양 가장해 구조선을 타고 나와 구호용 담요까지 지급받았다가 동영상이 방송을 타는 바람에 더 많은 비난을 자초했다.
게다가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장 등 주요 승무원들의 사고 초기 미흡한 초동 대처가 피해를 키운 정황도 드러났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공개한 사고 당시 세월호와 진도 VTS(해상관제센터)의 교신 내용에 따르면 배가 침몰직전인 데도 선장은 우왕좌왕하다가 퇴선명령도 내리지 않은 채 먼저 배를 탈출해버렸고, 선실에 대기하라는 방송만 믿고 남아 있던 승객들만 고스란히 참변을 당했다.
그 와중에 여객선이 침몰하기 직전까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며 승객을 구하려다 숨진 승무원 박지영씨(22·여)나 침몰하는 배 난간끝에 매달려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찾아 던져주고 아래층의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객실쪽으로 내려갔다가 숨진 안산 단원고 교사 남윤철씨(35), 삶과 죽음을 가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친구에게 건네고, 친구들을 구하려다 숨진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 등이 보여준 `살신성인`의 자세는 온 국민의 마음에 귀감으로 남았다.
배가 침몰한 지 엿새째인 21일, 기적같은 생환을 고대하며 애태우는 실종자 가족에게 어떤 말이 위로가 될 것인가. 평소 애송하던 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란 제목의 시를 상심한 세월호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건네고 싶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하늘에는/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그리고 내 안에는/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