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복 연
뒤에서 잡아줄 듯한 하늘과
멀찌감치 서 있던 나무가
같이 페달을 밟을 듯 가지를 흔드는 공원길로
자전거를 몰고 간다
바보야, 넘어지는 쪽으로 핸들을 꺾으라니까
넘어져 보라니까
귓바퀴가 잘 생긴 바람의 훈수를 들으며
나는 멀리까지 나아간다
이젠 넘어지지 않는 실력이라
자꾸 너무 멀리 나아가서
한편으로 슬프기도 하다
자전거 타기가 서툴고 어렵지만, 멈추지 않고 그 힘든 과정을 꿋꿋이 이겨나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끊임없이 전진하려는 시인의 욕구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육체보다는 정신이나 마음, 혹은 혼이 앞 서 있는 것이리라. 뭐든지 마음먹고 하고자 하면 육체적 여러 어려움이야 끝내 극복해 낼 수 있는 법이다. 육체적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우리의 투철한 의지와 강단진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