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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

등록일 2014-03-26 02:01 게재일 2014-03-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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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문화(文化)`라는 컨텐츠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필자에겐 `문화`는 이미 일상이 된지도 오래다. 늘 만나는 사람들은 문화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거나 문화를 함께 향유하는 사람들이며, 눈에 보이는 것 대부분이 문화적 사고에서 생산되어진 창작물이며 귀에 들여오는 소리들 역시 문화예술 활동에 의해 창조 되어진 것들이다. 예술적 의미와 고급문화로서의 상품적 가치를 떠나 늘 새롭고 신선한 문화적 충격 속에서 지내다 보니 이제는 문화를 통해 생성되어지는 의미 있는 일상들이 자연스럽게 생활과 삶 속에 녹아드는 것 같다.

휴일을 이용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문화적 체험은 문화에 대한 약간의 투자와 인식전환만 이뤄진다면 일상에서 벗어난 색다른 경험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유명 가수들의 멋진 연기와 노래를 통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뮤지컬을 관람하거나, 무한한 상상력을 가진 화가들이 제작한 멋진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전람회는 분명 우리들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주는 요소들인 것이다.

올해부터 대한민국의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이제부터는 문화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문화가 아니라 온 국민들이 함께 즐기는 문화로 확대하자는 중앙정부의 정책이다. `문화융성`은 현 정부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지만 선진국 대열로 접어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갖춰야할 필수 덕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예술을 모든 국민들이 함께 즐기기 위해 정부와 기업들은 일제히 문화에 대한 문턱을 낮추며 다양한 행사들을 마련해 가고 있다. 전국의 영화관,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등 모든 문화기관에서는 입장료를 무료 또는 할인해 주고, 야간 개방과 문화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들이 손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을 실시해 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각 지자체 그리고 문화단체와 협업을 통해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보다 많은 국민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 역사 속에서 문화를 즐기며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던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다. 36년간의 일제강점기속에서 우리의 고유문화는 모두 말살되다시피 했고, 한국전쟁 이후 전 국민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1950년대를 지나 경제개발중심의 국가 정책이 지배적이었던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는 동안 문화는 늘 경제성장이라는 그늘에 가려질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의 경제성장이 이뤄진 1980년대에도 이러한 사정은 여전했으며, 문화는 여전히 경제의 뒷전에 밀려 있었고, 이는 정치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1989년에는 기존의 문화공보부로부터 독립하여 문화 관련 정부부처로 문화부가 신설됐고, 1993년 문화체육부와 1998년 문화관광부를 거쳐 2008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로 재편됐다. 그리고 2000년도에 처음으로 문화에 대한 예산이 정부 전체예산의 1%를 넘어선 이후 현재는 1.5%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 시대의 문화는 동시대 사람들의 삶의 총합이다. 우리가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즐기고 향유하지 않는다면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K-POP과 한국드라마의 다양한 컨텐츠는 과연 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의미는 든다.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집 주변의 문화시설에서 문화를 제대로 즐겨보는 여유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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