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경기를 관람하며 즐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정정당당한 승부에서 얻게 되는 결과와 함께 그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드라마틱한 재미를 생생하게 맛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와 대결해야 하는 경우 실력과 함께 경기운영방식의 경험이 주는 노련함이 얼마나 뛰어 나느냐에 따라 승패가 뒤집히기도 하고, 기록경쟁에서는 잠재돼 있는 자기의 능력을 얼마큼 발휘 하느냐에 따라 예상치 못하는 결과를 얻게 되는 건 스포츠 경기의 또 다른 묘미와 재미이다.
지난달 7일부터 러시아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어느 대회보다 스포츠가 주는 재미와 교훈을 우리들에게 한 아름 안겨줬던 대회였다.
매 대회 때마다 메달을 도맡아 놓은 듯 당연시 했던 쇼트트랙 선수들의 부진과 그동안 화려한 메달 뒤에 숨겨져 있던 연맹과 지도층의 부조리들이 하나둘씩 들춰지면서 쇼트트랙의 진정한 재미를 반감시켜 버리기도 했다. 과거 우리의 메달밭이던 쇼트트랙이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면서 급기야 지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 선수의 화려한 부활을 물끄러미 바라만 봐야 했던 우리들에겐 씁쓸함과 함께 삶의 또 다른 이치와 삶의 소중한 교훈을 깨닫게 해 줬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며 수많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의 도전을 통해 성취감을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실패가 주는 뼈아픈 좌절감을 맛보기도 한다. 어렵게 이룩한 목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그 성공을 지키며 보다 높은 목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스포츠 정신은 목표를 위한 도전과 그 과정에서 흘리는 땀방울의 소중함을 진정한 가치로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을 통해 얻어지는 승리의 기쁨도 중요하지만, 승리의 영광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관심 또한 더욱 소중한 가치인 것이다. 과연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는 노력에 비해, 어렵게 얻은 승리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은 과연 얼마나 지속해 오고 있는지 반문 해 봐야 할 것이다.
금메달과 1등만이 인정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닌 은메달과 동메달 그리고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금메달을 향해 도전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스포츠맨들의 삶과 정신을 이해하고 존경할 줄 아는 국가적 공감대가 진정으로 형성될 수 있다면, 안현수 처럼 성공을 위해 조국에 등을 돌리는 선수는 더 이상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성적 13위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과 메달을 안겨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은 스포츠의 메달가치 만큼이나 우리국민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전해 주고 있다. 그것은 심판판정 논란으로 바뀌어 버린 김연아 선수의 은메달과 상대선수의 실수로 넘어졌지만 실수도 실력이라며 동메달 수상소감을 밝힌 박승희 선수의 억울함이 아니라 비인기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매 순간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소치의 밤하늘에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기에 이번 올림픽의 감동은 더욱 소중하다고 할 수 있다.
화려한 금메달도 물론 아름답고 좋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정정당당하게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로써 격려해주고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이 함께 모아진다면 4년 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또 한번 각본 없는 드라마의 진한 감동을 만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치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여러분 그동안 수고 참 많이 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은 국가대표 선수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