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린저 평전` 케니스 슬라웬스키 지음 민음사 펴냄, 604쪽
이 책은 샐린저 사후 최초로 출간된 평전이다. 샐린저에 관한 웹사이트를 운영해 온 케니스 슬라웬스키가 샐린저 별세 4개월 후인 2010년 5월에 출간했고, 민음사가 최근 번역해 내놓았다.
샐린저의 편지들, 부모님과 전 아내들에 관한 정보, 비밀에 부쳐진 첫 결혼, 심취했던 동양철학 등 사생활의 전모가 담겨있다.
책은 강박에 가까운 `사생활 보호`로 철저히 감춰져 있던 샐린저의 인생을 탐색하면서, 그의 영혼의 성장과 고독의 뿌리를 찾아간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이름 뒤에는 `은둔 작가`, `괴짜`, `사생활 보호에 과민한 사람` 등 예사롭지 않은 표현들이 늘 따라다녔다. 실제로 샐린저는 1965년 마지막 작품을 발표한 이후로 수십 년간 미국 뉴햄프셔주 코니시라는 코니시라는 작은 마을에 머물며 문단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가 은둔을 시작한 1965년은 작가 샐린저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전성기였다. 당시 그의 이전 작품들은 해마다 새로운 쇄를 찍었고, `호밀밭의 파수꾼`은 매년 30만부씩 팔려 나갔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은둔 생활을 유지했다.
샐린저는 또한 `괴팍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매번 책을 출판할 때마다 편집은 물론 표지 디자인, 홍보 방식까지 하나하나 간섭하고 통제했다. 또 `홀든 콜필드`가 부당하게 인용되는 걸 용납하지 않았으며, 대중매체에 자신의 개인 정보가 오르내리는 일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샐린저 생전에 랜덤하우스(이언 해밀턴)가 출판한 `샐린저 전기`는 법정 공방에까지 이르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샐린저는 저작권 및 사생활 보호 명목으로 `전기`에 인용된 개인적 편지, 신상 정보, 자신이 언급된 모든 인터뷰 기록을 삭제시켰고,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저작권법 판례가 됐다. 따라서 샐린저가 살아 있는 동안 그의 `전기`를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기획이었다.
2010년 5월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최고의 샐린저 웹사이트(deadcaulfields.com) 운영자인 케니스 슬라웬스키는 `샐린저 평전`, 바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샐린저 사후 최초로 출간된 획기적인 평전이다. 샐린저 생전에는 절대 공개될 수 없었던 그의 편지들, 부모님과 전 아내들에 관한 정보, 유진 오닐의 딸 우나 오닐과의 연애 등 베일에 가려져 있던 사생활의 전모가 밝혀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언론에 의해 왜곡된 은둔 생활의 진실, 미국 문단의 최대 스캔들이었던 조이스 메이너드와의 관계,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내용 등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조명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