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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미룬 청도소싸움장 해법 찾나

이승택기자
등록일 2014-02-18 00:21 게재일 2014-02-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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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사업공사-한국우사회<BR>경기장 사용료 등 갈등 계속<BR>양보로 타협 이끌지 촉각
▲ 지난 15일 개장 예정이었던 청도소싸움경기장에 개장 연기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청도】 지난 15일 청도소싸움의 개장 현수막이 갑자기 철거되고 개장 연기 현수막으로 교체했다.

소싸움 개장일로 예정됐던 이날 첫 소싸움을 보기 위해 청도를 찾은 관람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발길을 돌렸다. 청도공영사업공사 직원들은 항의하는 일부 방문객에게 개장 선물로 준비했던 기념품과 홍보용 CD를 건네며 양해를 구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공사와 ㈜한국우사회 양측이 지난해 6월부터 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밝히고 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올해 행사가 무기한 개장 연기 사태를 맞으면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공사는 소싸움경기사업을 운영하는 시행 주체이며 우사회는 경기장을 지어 청도군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31년 9개월간 무상사용권을 갖고 있어 공사가 올해부터 우사회 측에 15억~20억원의 경기장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동안 공사는 사용료 협상에서 밀리면 경영수지 악화와 기득권 상실 등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지불금액과 방식에 대해 양측이 어느 정도 접근을 본 상태로 알려져 왔다. 공영사업공사는 경기장 내 냉난방시설을 갖춘 1천여 석의 소망관과 각종 장비 등 수십억원이 들어간 경기장 추가시설을 공영공사의 자산으로 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사회는 사용협약이 해지될 경우를 대비해 공사가 추가로 설치한 시설물은 원상복구한다는 조항을 넣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공영사업공사가 우사회에 대여금의 원금과 이자 등 약 40억원에 대한 상환유예와 납부방식을 제의한 데 대해 청도군 및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조정되지 않는다면 올해 소싸움의 개막 자체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영사업공사 관계자는 17일“우사회가 상식적인 선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하고 개장 의지를 가지고 협의에 나올 것”을 촉구했고, 우사회 관계자는 “지난 2년 4개월간 양보할 만큼 했으며 이제는 권리를 지켜달라”고 주장했다.

청도 소싸움 경기장은 지난 몇 년간 운영이 순항하면서 매년 수십만 관람객을 불러모아 왔다. 하지만 청도군이 출자한 지방공사로서 청도 소싸움 경기 사업을 시행하는 청도공영사업공사와 민간 수탁 사업자로 30여 년간 경기장 무상 사용권을 쥐고 있는 ㈜한국우사회 간의 개장 협상을 둘러싼 한 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측의 최종 협약서 제출 시한 초과로 농림축산식품부의 승인이 무효화되면서 청도 소싸움장 개장이 두 달 이상 더 늦어질 우려 마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청도의 사회단체 임원 C씨는 “청도 소싸움이라는 브랜드 가치와 전국적인 관심을 고려해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는 아량과 상식선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승택기자 lst59@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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