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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 생애 그려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4-01-24 02:01 게재일 2014-01-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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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덩샤오핑 평전`  에즈라 보걸 지음  민음사 펴냄, 1116쪽
중국 `개혁 개방의 아버지`로 불리는 덩샤오핑의 인생과 국가 전략을 담은 `덩 샤오핑 평전`(민음사)이 출간됐다.

세 번 쓰러졌으나 세 번 다시 일어서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오른 덩샤오핑(1904~97)은 근대 이후 중국을 지배한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사명을 완수했다. 바로 중국 인민을 부유하게,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길을 찾은 것이다. 저자 세계적인 동아시아 전문가 에즈라 보걸(84)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정부 인사, 당 역사 연구자, 가족, 주변 인물 등과의 인터뷰와 최근에 공개되거나 발굴된 각종 문서 등 방대한 자료를 통해 덩샤오핑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그의 생애와 맞물린 중국의 전환기를 세밀히 그려 낸다. 10년간 저자의 모든 경험과 연구 성과를 쏟아부은 역작 `덩샤오핑 평전`은 비단 시대를 바꾼 걸출한 인물의 전기일 뿐 아니라 그와 함께 한 시대를 이끈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직조하며 풀어내는 웅장한 중국 현대사다.

이 책은 덩샤오핑이라는 한 걸출한 인물이 살아온 삶을 통해 그가 지나온 중국의 현대사, 그가 만들어 낸 중국의 현대사를 그려 낸다. 특히 덩샤오핑이 광대한 중국 대륙에 불러일으킨 개혁의 바람을 집중 조명하여 전체 분량의 3분의 2를 할애할 정도로 매우 깊게 다루고 있다. 중국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거대한 개혁이 어떻게 덩샤오핑이라는 인물을 통해 실현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곧 현대 중국이 어떻게 이룩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곧은길이다.

덩샤오핑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개괄한 1부에서는 그가 프랑스 유학, 대장정, 항일 전쟁, 국공 내전 등을 경험하면서 어떠한 자질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때의 실전 경험이 그의 미래 구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조망한다.

2부에서는 마오쩌둥 체제하에서 쌓은 실무 경험과 세 번의 실각과 복귀 등을 다루면서 덩샤오핑 시대 이전에 어떠한 기류가 형성돼 있었는지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마오쩌둥의 뒤를 이은 화궈펑이 이미 덩샤오핑 이전에 마오쩌둥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노력했으며 중국을 개방하는 정책을 펴기 시작했음을 밝힌다. 화궈펑은 계급 투쟁보다 현대화에 초점을 맞췄고 현대 기술 습득을 위해 대표단을 해외에 파견했으며 경제 특구를 처음 설치하기도 했다. 덩샤오핑은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면서 자신만이 지닌 뛰어난 정치 감각과 지도력으로 돌출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 지도자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덩샤오핑을 `총설계자`가 아닌 `총지배인`으로 일컬어야 한다고 단언한다.

이어 3~5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덩샤오핑이 중국을 이끌어 나간 20년간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마지막 6부에서는 덩샤오핑의 후계자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와 중국이 맞이할 미래를 생각해 본다.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 계승을 공언한 시진핑 주석이 덩샤오핑을 능가할 만한 최강의 권력자로 대두된 지금, 과연 중국은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덩샤오핑 시대를 통해 전망한다.

`덩샤오핑 평전`은 2011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으면서 현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각계의 추천도 이어졌으며 세계 최고 논픽션 상 중 하나인 라이어넬 겔버 상(2012)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학생 시위와 톈안먼 사건을 다룬 2개 장(20~21장)이 축소되고 `덩샤오핑 시대의 핵심 인물` 부분은 삭제된 채 2013년 번역 출간됐으나 65만부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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