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면 베이스캠프는 방향이 될 것이고, 어떻게 가야 할지 묻는다면 지도가 될 것이고, 계속 가야 할지 망설인다면 용기가 될 것입니다. 베이스 없는 정상은 없습니다” 위 인용문은 포스코의 TV 광고 `베이스캠프`편에 나오는 내용이다. 포스코 기업 가치와 함께 철강, 소재, 에너지로 미래 세상의 베이스(기반)가 되자는 기업 비전을 잘 전달하고 있다.
`산업의 쌀`인 철강을 생산하며 국가 기간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경제와 국가경제의 기지가 되어온 포스코號의 새 선장에 권오준 포스코 사장(기술부문장)이 내정됐다. `기술 외길`을 걸어온 기술제일주의자인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스코를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급 기업으로 키우겠다. 물론 세계에서 최고 품질을 자랑할 만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포스코는 최고 기술을 위한 연구 개발에 전력할 것이다” 포스코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포스코號의 새 선장에게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주길 고대하고 있다. 독보적 기술력을 키워 세계 철강업계를 선도해달라는 이러한 열망에 대답이라도 하듯 권 내정자도 `기본으로 돌아가` 최고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고유기술개발을 통한 회사의 장기적 메가성장 엔진을 육성해 경영쇄신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사실 포스코는 지난 2012년부터 현격하게 성장이 둔화됐다. 2008년 실적과 2013년 추정치 실적을 비교해보면 매출은 41조7천426억원에서 61조2천725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조1천739억원에서 3조76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17.2%에서 5%로 급락했다. 부채는 18조6천171억원에서 37조7천364억 원(3분기 말)으로 급증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거듭 낮춰 투기등급 직전까지 떨어뜨렸다. 반면에 계열사 수는 2008년에 31개였던 게 2012년엔 71개까지 늘었다가 2013년에는 52개로 줄었다. 포스코 주가를 살펴보면 2007년 10월2일에 76만5천원 하던 게 2010년 1월12일엔 63만3천원으로, 2014년 1월16일에는 31만1천500원으로 떨어졌다.
수익성, 재무구조, 신용등급에다 주가까지 모두 곤두박질한 포스코號를 어떻게 다시금 `미래 세상의 베이스`가 되게끔 할 것인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기술로 세상을 점령하면서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철강기업들의 융단폭격과 `엔저`를 무기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일본 철강업체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경영위기의 요인들을 다시 꼼꼼히 검토하는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주력사업을 정리해 나가야 한다. 세계철강경기 냉각이 경영위기의 큰 원인이었지만 무리한 인수·합병의 영향도 컸던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비주력사업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한편 권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기술전문가이지만 마케팅·재무 등 경영경험이 없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만 한다.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새경영진을 잘 꾸리는 것도 그러한 우려를 씻어내는 한 방편이 될 것이다. 권 내정자의 경우, 선임과정에서 외압설이나 정치적 편향성이 노출되지 않은 만큼 투명한 인사로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전임회장의 그늘에서 서서히 벗어난다면 `포스코의 재도약`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정부는 경영간섭의 유혹을 떨치고 포스코號의 새 선장이 소신껏 책임경영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만 하고, 외풍에 흔들리는 지배구조로는 포스코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항상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인도를 순방한 박 대통령이 때맞춰 포스코의 숙원사업인 인도제철소 건립에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만큼, 포스코가 철강 본원의 경쟁력으로 `미래 세상의 베이스`가 되길 바란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부응해 新실크로드를 누비는 글로벌 포스코號가 되길 기대한다. 포항시민과 국민 모두가 `세상의 베이스-포스코`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고 있음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