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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관전 포인트와 평창올림픽 점검사항

등록일 2014-01-13 02:01 게재일 2014-01-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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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 교수·관광호텔항공과

“성은 그대로 둬야 했고, 이름은 부르거나 기억하기도 쉬울 뿐 아니라 승리하자는 의미에서 빅토르를 골랐어요. 러시아에 오기 전에 빅토르 최라는 유명한 고려인 가수가 있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 이름을 알고 나니 나도 쇼트트랙의 최고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빅토르 안 또는 안현수의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 일부이다. 2006 토리노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3관왕에 오른 쇼트트랙의 영웅이었던 그는 국내 쇼트트랙 파벌다툼에 휘말리며 지난 2011년 8월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후 그는 `소치 올림픽 러시아대표팀 금메달 유망주 10인`으로 선정되면서 러시아 빙상계의 보물이 됐다. 달리 말하면 한국 쇼트트랙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다음달 7일부터 17일간 열리는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와 이상화, 두 여왕의 발끝을 세계가 주목할 것이고 모태범과 이승훈, 두 남자의 발끝에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빅토르 안과 그의 행보에도 자꾸만 관심이 간다. 인터뷰 내용 중에 러시아 록음악의 전설이자 `러시아 개방과 개혁의 상징`이 된 빅토르 최를 언급하는 것도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빅토르 안을 넘어서야만 사는 한국 쇼트트랙을 지켜봐야 하는 게, 사실 불편하다. 빅토르 안이 처했던 그 상황이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경험하는 것이라서 그런 것일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 `불편한 진실`과 맞대면 해야만 한다.

2007년 7월4일 IOC 총회투표에서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가 있었는데 36표를 얻은 평창과 34표를 얻은 소치가 결선투표에 올랐다. 결선투표에서 47표를 얻은 평창을 제치고 51표를 얻은 소치가 개최지로 확정됐다. 그 당시 필자는 출장지에서 이 결과를 TV 뉴스로 시청하면서 감정을 드러낼 수 없어서 난처했던 기억이 난다. 빅토르 안과 한국 쇼트트랙의 관계만큼이나 소치와 평창의 관계도 참 유별나다. 이처럼 우리와 인연이 깊은 소치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비싼 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올림픽 준비 8년 동안 510억 달러이상 소요됐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도시 인프라 현대화에 주로 돈을 사용했고, 경기장과 훈련장 등 올림픽 시설 건설에 직접 들어간 경비는 70억 달러 정도라고 한다. 아나톨리 파호모프 소치 시장은 교통 인프라 구축, 통신과 에너지, 환경과 공공서비스에 투자하고 올림픽 이후 인프라 이용 프로그램 구축에도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치가 고급 휴양지로서만 아니라 각종 회의와 전시회, 스포츠 경기 등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지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소치올림픽 이후 도로나 기차역의 경우 그 효용성은 그대로 남는다. 문제는 흑해 연안에 조성된 해안 경기장과 같은 체육시설 활용에 있다. 피시트 올림픽 주경기장은 러시아 축구대표팀 훈련 센터로 쓰일 예정이다. 2018년 월드컵 경기도 개최한다. 대형콘서트도 열려고 임시 돔 지붕도 해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아이스버그 빙상경기장은 경륜장으로 용도변경이 예정돼 있다. 사이클 훈련장이나 경기장으로도 쓰이게 된다. 아들러 아레나 스케이팅센터는 러시아남부지역 최대 규모의 엑스포센터로 변모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해안올림픽선수촌은 주거용 아파트로 일반분양, 매매될 예정이다. 메인 미디어센터는 호텔을 겸비한 대형 쇼핑유흥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소치 올림픽을 보면서 우리가 평창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인지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

소치 올림픽 폐막식에서 대회기를 인수하는 그 순간부터 본격적이고 전면적인 평창 올림픽 홍보전이 시작된다고 보고 평창의 이미지와 대한민국의 국격과 품격을 알려나가야만 한다. 경기장과 기타 연관시설 등 대회 인프라를 계획한 기간 내에 차질 없이 마무리할 뿐만 아니라 올림픽이후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정밀하고 치밀한 연구도 병행돼야만 할 것이다. 바로 때맞춰 정부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 일대를 `평창 동계올림픽 특구`로 지정한 만큼 올림픽 후에도 평창 일대가 국제 관광특구로 잘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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