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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낙하산에 죽는다!

등록일 2014-01-07 02:01 게재일 2014-01-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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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형 시인·오천중 교사

가계부채 100조, 증시폭락, 끝나지 않은 파업 등 갑오년 벽두부터 마음이 답답하다. 갑자기 정의란 무엇인지, 이 사회와 학교에 정의가 살아 있기나 하는지 정말 궁금해졌다. 누구한테 물어야 정확한 답을 들을 수 있을지? 혹 교수나 교사들은 알지? 생각이 짧았다. 책밖에 모르는 그들이기에 분명 책에 있는 대로, 자신들은 실천도 못할 지식들을 되뇔 것이 분명하기에 그들에게 묻는 것은 보류해야겠다.

그럼 이 사회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켜 온, 또 이 사회가 혼란할 때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이 사회를 어둠속에서 구한 정의 사제 구현단은 답을 줄 수 있을까? “신부님, 정의가 무엇입니까, 이 사회와 학교에 정의가 살아 있기나 합니까?” “…” 메아리조차 들을 수 없으니 답답함이 더하다. 그런데 정의는 없는 것 같다. 아니 정의는 없다. 만약 정의가 살아 있다면, 불합리한 일들이 이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기득권층의 힘에 의해 불합리가 합리로 둔갑되는 웃지 못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사회에 정의란 없다. 정의가 부재한 사회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낙하산 인사`다.

철도 파업이 끝나고 발표된 정부와 사측의 발표문을 두고 언론들은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냈다. 왜 `낙하산 인사 방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느냐고. 그리고 코레일이든, 다른 공기업이든 그 단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낙하산 인사 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낙하산 인사를 검색해 보았다. 현 정부가 인수위 때부터 부패방지법과 함께 낙하산 인사 방지법을 강력하게 시행하겠다고 한 뉴스들이 검색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과 기대를 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출범과 함께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라고 국민들뿐만 아니라 각 종교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새해 들면서 많은 곳에서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마도 정부도 개각을 할 것이다. 작년처럼 인사 때문에 국정 운영에 발목 잡히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인사 원칙을 검색해 보았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인사 관리를 위한 6가지 원칙이 검색되었다. ① 적재적소 배치의 원칙 ② 공정 보상의 원칙 ③ 공정 인사의 원칙 (직무배당, 승진, 상벌, 근무성적 평가 등을 공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④ 종업원 안정의 원칙 ⑤ 창의력 계발의 원칙 ⑥ 단결의 원칙 (직장 내에서 구성원이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배려하고, 서로 유대감을 가지고 협동 단결하는 체제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각 각의 설명을 모두 인용할 수는 없지만, ③번과 ⑥번의 설명만 보아도 굳이 인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말이 있듯 나라든, 회사든, 학교든 합리적인이고 효율적인 인사가 이뤄져 모두 모두 큰 발전을 이뤘으면 좋겠다.

인사(人事)는 소통이고, 창조는 소통에서 시작된다고 볼 때 창조한국의 시작은 바로 합리적인 인사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엔 꼭 인사에 대한 원칙이 지켜져 `낙하산 정부`라는 오명을 씻기를 기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60년 만에 찾아 온 푸른 기운이 감도는 갑오년에 인사부터 개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정부부터 인사에 대한 정의(正義)를 세우고 그것을 실천함으로써 사회에 모범을 보이는 것은 어떨까. 또 인사 감시 센터 운영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합리한 인사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것은 어떨까. 인사가 바로 서지 않으면 절대 정의도 바로 설 수 없다. 정의가 없는 사회나 집단은 편법과 아부만이 만연한다. 아부(阿附) 잘 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돼서야 어찌 그 사회를 바른 사회라 할 수 있을까.

“이 시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기도하신다는 조 비오 신부님의 기도가 꼭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갑오년 청마(靑馬)여, 마음껏 비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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