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방향 잃은 삶, 어떻게 바꿀 수 있나”“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집중해야”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12-06 02:01 게재일 2013-12-06 13면
스크랩버튼
 `나는, 오늘도` 미셸 퓌에슈 지음, 104쪽 이봄 펴냄, 심영아 번역
삶이 자기만의 방향성을 잃고 헤맬 때, 우리 삶의 모양새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느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삶의 회복을 위해서 역시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집중하면 좋을 것이다.

소르본 대학의 철학교수 미셸 퓌에슈는`내가 매일 느끼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철학 에세이로 써 내려갔다.

미셸 퓌에슈가 펴낸 철학 에세이 시리즈`나는, 오늘도`(이봄) 의 목적은 여기에 있다. 우리가 느끼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봄으로써, 삶을 각자가 생각하는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켜보자는 것이다.

이 시리즈가 다루는 것 모두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마음`이며 `행동`이며 `생각`이다. 철학이 매일의 행동과 만날 때 우리의 삶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나서 읽는 철학책이 아니라 우리의 삶으로 하는 철학이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피로회복제나 영양제를 복용하지만 근본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우리 삶의 모양새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느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몸의 회복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집중하는 것처럼 삶의 회복을 위해서 역시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집중하면 좋을 것이다.

미셸 퓌에슈는 철학이 아카데미에서만 `사유`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기를 바라며, 철학적 개념과 사유들을 쉽게 풀어내 전파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런 저자가 급변화하는 21세기를 맞이한 현대인들에게, 글로벌화된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존해야 살 수 있는 21세기에는 `개인`이 아니라 `함께`라는 개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대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이다. `타인`은 실제로 나와 다른 `사람`일 수도 있지만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기기들과 콘텐츠`도 포함된다. 그 타인들은 나의 삶을 풍족하게도 해주지만, 끊임없이 나의 고유한 삶을 침범한다. `나`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이 과연 이 `타인들`과 행복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인가? 범람하는 타인들 앞에서 `나`를 찾기는 어려워보인다.

그래서 저자가 들고 나온 방법은 `내가 매일 느끼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살피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행동하고 있는가, 생각하고 있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사랑하고 있으며(사랑하다), 타인에게 무언가를 설명할 때 어려움은 없는지(설명하다), 설명하는 중에 타인의 이해를 받지 못해 수치심을 느낀 적은 없는지(수치심), 매일 지하철에서 내려 회사까지 걸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걷다), 잘 먹고 사는지(먹다),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건넬 때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이야기하는지(말하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인지(원하다), 심지어 어제 분리수거함에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건지(버리다), 마지막으로 나는 정말 잘 살고 있는 것인지(살다)를 등을 생각하며 책 9권으로 펴냈다.

“진정한 사랑의 아픔은 사소한 고통이 아니라 진짜 고통, 가장 격렬한 고통 중 하나이다. 아무리 엄격하고 어른이 다 된 사람들일지라도 사랑을 하고 그 사랑으로 고통 받을 때는 눈물을 흘린다. 진정한 사랑의 상실은 계획의 실패에서 오는 단순한 좌절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상실에 대한 애도이다. 그 사람이 죽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 예전 같은 방식으로 그를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깊고 내밀한 부분까지 접근할 수 있는 사랑의 관계는 끝난 것이다.” (`사랑하다` 84쪽)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