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마지막 도정질문 따가운 눈총<br>방청객·카메라 의식 중복질문에 말싸움도 예사
경북도의회가 왜 이러나.
도의회가 정례회의 도중 중복질문과 동료의원간 설전을 일삼는 등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 도민들과 집행부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있다.
경북도의회 정례회는 지난 21, 22일 이틀간 경북도청, 교육청 양 기관의 집행부를 불러놓고 올해 마지막 도정질문을 펼쳤는 데, 중복질문과 동료의원간 설전 등으로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양상을 보였다. 더구나 동료의원의 질문때 상당수의 의원들이 자리를 비우는가 하면, 휴대폰을 받기 위해 자리를 뜨거나 꾸벅꾸벅 조는 의원도 눈에 띄어 시도민의 대표이자, 집행부를 견제하는 의원으로서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첫날인 지난 21일 오전 개회 후 30분이 지나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안 제안설명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방청석 기준 왼쪽에 10명, 오른쪽에 6명 등 모두 16명의 의원이 자리를 비웠다. 다음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22일 오후 1시30분께 시작된 오후 회의에는 무려 20여명의 의원이 빠졌다. 도의회 정원이 63명인 점을 감안하면 30%에 이르는 의원들이 자리를 지키지 않은 채 전화나 개인 볼일을 보는 불성실한 자세를 연출한 것이다. 도의원들이 평소 집행부 간부들의 본회의 불참을 예외없이 강한 목소리로 질타한 것을 생각하면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의원들의 중복질문도 고질적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도청이전관련, 철도문제 등에 대해 3명의 의원이 동시에 질문을 했다. 중복질문은 다양한 이슈를 제기해 도정발전에 반영하자는 도정질문 취지를 못살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에 따라 사전 질문자료를 받아 조율해야 할 의회 운영위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이다.
의원들간에 인기영합을 위한 설전이 잦은 것도 문제다. 22일 회의에서도 도정질문을 마친 김명호(안동)의원이 예정에 없이 의장의 양해를 얻어 전날 강영석(상주)의원이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누락된 경북선 문경~상주~김천 구간이 수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경북도가 역량을 모아줄 것을 촉구한 데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하자 강 의원이 강하게 항의하며 고성이 오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송필각 의장은 서둘러 두 의원을 자리에 앉힌후 회의를 진행시켰지만 회의장은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이날 회의는 영주 YMCA 소속 여성회원들이 방청석에서 지켜봤을 뿐 아니라 CJ 헬로비전에서 녹화해 이번 주중 경북지역에 중계될 예정이다.
이밖에 일각에선 도의회 의장이 좀 더 강력한 리더십으로 의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의장이 의원들을 추스리고 개개인에게 역할을 부여해 집행부에 강력한 도의회의 위상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한 도의회 의원은 “의회가 원칙을 지켜 회의진행을 해야 하지만 제대로 안되고 있다”면서 “의원 개개인의 인기관리도 중요하지만 큰 틀에서 서로 양보하고 조율하는 자세가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날 회의를 관람한 영주 YMCA의 한 회원은 "의원들이 서로 단합해 집행부를 견제 시도민의 대표역할을 충실히 하는 모습을 보고싶었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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