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시간 또한 40대는 40km지만 50대는 50km, 60대는 60km로 빨리 간다. 그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地天命)이 어제 인 것 같았는데 어느 새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바로 이치를 깨닫는다는 이순(耳順)이 눈앞이다.
`예순이 찾아오기 전에 부족한 무엇인가를 채워야지…` 나이가 한 살 두 살 채워지면서 마음먹은 계획이었다. 그러나 무엇을 한다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그 해답을 발견한 일이 생겼다.
며칠 전 20년 만에 여고동창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다들 한껏 멋을 부려서 나왔다. 얼굴 액면가는 불혹의 나이 정도로 보인 듯 했지만 몸 전체 에서 풍겨오는 모습은 어쩔 수 없는 50대 그 자체였다. 서로의 안부가 끝나고 생활 이야기로 옮겨갔다. 필자는 여기서 재밌는 광경을 목격했다.
50세를 지나서 무엇인가 배운 친구들과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너무나 대비됐다. 다들 바빴겠지만 그 틈 속에서도 자신의 영역을 개척한 친구들은 지금 주변을 잘 살피면 재능에 맞춰 큰 비용들이지 않고도 배울 것이 너무나 많다며 되레 시간이 부족한 것이 더 아쉽다며 열변을 토했다. 특히 한문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어린이집 시니어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와 복지회관에서 서예를 배워 동료들과 작품전을 한 친구,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친구는 사회에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활력이 넘치는 듯 했다. 수명 100세 시대다. 흔히들 우리가 초·중·고등학교에서 배운 기본 학식은 40대쯤이면 대게 소진된다고 한다. 따라서 100세 시대에 인생의 활력소를 찾기 위한 내 인생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업그레이드한 노후 인생을 살 수 있다. 그 점에서 평생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지난 9월 포항 뱃머리마을 일원에 사업비 299억원이 투입된 포항시 평생교육관이 개관식을 가졌다. 5만4천여㎡의 부지에 지상 5층 규모로, 어르신관과 여성관, 청소년관, 문화관, 도서관 등 다양한 계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꾸며 놨다. 니즈(needs)에 따른 맞춤형 교육 강좌가 운영 방침이다.
어르신관은 라인댄스와 요가, 서예 등 22개의 정규강좌를 비롯해 노인당구장과 탁구장, 노래연습장, 장기·바둑실, 물리치료실 등이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저렴한 가격의 구내식당도 갖춰져 있다. 교육관내에서 하루를 보내도 손색이 없다. 여성관 또한 평일에는 기술자격증 교육과 문화·예술·생활공예·어학·정보화교육 등 13강좌가 개설돼 있다. 30~50대 여성들의 재취업과 질 높은 여가선용을 목적으로 45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고 청소년관의 예능, 취미, 건강 스포츠 강좌참여를 위하여 주말에 온 가족이 나들이하는 평생교육관 매니아 수강생가족들도 종종 눈에 띈다.
그 외 20~30대를 위한 미혼여성 웨딩스쿨, 부부가 함께 교육을 받는 가족행복교실, 직장인들을 위한 주말 홈베이킹과 바리스타, 요리창업반 등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도 만들어져 있다.
`포항시 평생교육관`에서는 시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분야에서 다양한 교육과 강의를 들으며 자신의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노후가 행복해지려면 삼(三)테크가 있다고 한다. 재(財)테크, 우(友)테크, 노()테크다.
돈 뿐만 아니라, 함께 할 친구,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을 미리 잘 준비한 것 이 3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늦는다고 생각할 때가 늦지 않다는 말이 있다. 이제라도 행복한 노후를 위해 포항시 평생교육관에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열정을 가지고 내일을 찾는 이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