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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선

등록일 2013-11-18 02:01 게재일 2013-11-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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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원 수필가·청하중 교장

올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국정기조를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구축에 두고 있다. 이 중 `국민행복`은 참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이라는 것은 외형으로 나타내 보이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경제가 부흥할수록 대체로 국민의 행복지수는 낮아지기 때문이다.

유엔이 지난 9월에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6개 국가를 상대로 국민의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10점 만점에 총 6.267점으로 전체 41위를 기록했다. 가장 행복한 국가는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덴마크(7.693점)였고, 노르웨이,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권 국가들이 차례로 상위 5개국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지구연구소가 유엔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와 유엔 인권지수 등을 토대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했다고 하는데, 41위라는 한국의 순위는 보통 국민들 예상보다는 높다.

이와는 좀 다른 조사결과가 있다. 최근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에 따르면 세계 151개국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와 기대수명, 환경오염 지표 등을 평가해 국가별 행복지수(HPI)를 산출한 결과 코스타리카가 총 64점으로 1위에 올랐다. 베트남이 60.4점으로 2위에 랭크됐으며, 콜롬비아(59.8) 3위, 벨리즈(59.3) 4위, 엘살바도르(58.9) 5위 순으로 파악됐다.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 미국은 105위에 그쳤고, 영국 40위(47.9), 프랑스 50위(46.5), 독일 46위(47.2) 등 주요 국가 HPI도 대부분 40위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권에서는 방글라데시 11위(56.3), 인도네시아 14위(55.5), 태국 20위(53.5), 필리핀 24위(52.4), 인도 32위(50.9), 일본 45위(47.5) 등의 순이었으며, 한국은 43.8점으로 63위에 머물렀다. 또 20여 년 간의 고도성장을 바탕으로 최근 G2로 발돋움한 중국은 종전 20위에서 무려 40계단이나 추락한 60위로 밀려났다.

이 통계는 국민의 소득수준과 행복지수는 별 상관이 없거나 오히려 반비례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4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고, 세계 최강국 미국은 105위에 머물러 있다. 또 매년 10% 가까운 경제성장을 하고 있고, 국민소득이 쑥쑥 올라가고 있는 중국 국민의 행복지수는 거꾸로 가고 있지 않은가.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그러니 경제적 부를 추구하는 정책만으로는 결코 행복지수를 끌어올릴 수 없다.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를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다수 국민들이 불행의 원인이라고 인식하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남북관계는 당장 어찌할 수 없다 해도 학벌중심의 사회구조, 입시위주의 교육, 고학력 청년실업, 불공정한 사회풍토 등 국민의 불만 요인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 행복지수라는 게 결국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인 만큼 불만족 요인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국민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꼭 필요한 것은 학생들의 진로교육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만족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때 행복감은 상승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서 진로와 직업 교육을 대폭 강화하여 어릴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자신의 진로를 자기 스스로 개척해 나가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흥미나 적성을 도외시한 지식 위주의 입시교육은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다. 최근 교육부에서 중·고교에 진로상담교사를 배치하고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잘 하는 일이다.

또 한 가지는 문화가 꽃피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야말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선 국민들이 음악이나 미술, 문학, 연극 같은 예술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이 이렇게 말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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