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리더의 비전과 통찰력, 미래세대의 창조성과 애국심, 21세기 한민족시대, 대통합과 상생”
최근 제1회 포항극동포럼의 강사로 나선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원장의 강연 `21세기 한민족시대 최고경영자의 비전과 선택`의 요지를 대표단어 5개로 압축해 봤다.
포항에서 처음 열린 극동포럼은 지난 2003년 당시 리언 라포트 한미연합사령관의 `한반도 안보와 동북아 정세`를 시작으로, 2006년 이홍구 전 국무총리의 `문명의 충돌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거쳐, 2013년 5월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호(號)의 향방표지 찾기를 위한 생산적 담론`을 만들어왔다.
제33회 극동포럼이자 포항극동방송 개국 12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1회 포항극동포럼에서 강연자는 21세기 한민족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미래는 미래를 꿈꾸는 자의 것이다`라는 말을 가슴에 담고 살기를 주문했다. 아울러 리더의 비전과 통찰력이 `꿈꾸는 미래`를 현실화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경제개발5계년계획`에 따른 포항제철소 건설과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경부고속도로, 구미전자산업단지를 예로 들면서 흥미롭게 이야기길 전개해 나갔다.
진영논리에 빠져 균형감각과 깊이 있는 철학을 보여주지 못하는 보수·진보 진영의 담론생산자들 모두가 함께 한 번쯤 귀를 기울여 볼만한 `담론의 장`이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진단해본다.
지난 13일 한·러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의 신(新)북방정책이 확대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푸틴 대통령의 신(新)동방정책이 `극동(Far East)이라는 공간`에서 접점을 찾아낸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다른 차원에서 보면 중국에만 의존하던 대북(對北) 핵 지렛대에, 러시아라는 핵 지렛대 하나가 더 추가될 가능성을 본 걸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한·러 간 조기추진과제인 `나진·하산 물류 협력 사업`을 보자. 2008년 설립된 북·러 합작회사인 `라손콘트란스`는 나진·하산 철도 개·보수, 나진항 3호 부두 개발, 나진항 화물터미널 건설 등을 진행해 왔다. 러시아와 북한은 이 사업을 위해 러시아 철도공사가 70%, 북한 나진항이 30%를 합작회사에 출자했다. 이미 나진~하산 간 54km 철도는 개통됐고, 나진항 화물터미널도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 후속 합의로 포스코·현대상선·코레일 등 한국 기업은 러시아 측 지분(70%)의 약 절반(34.3%)을 2천억원대에 인수해 이 회사의 대주주가 된다. 한편 한·러 간 중장기과제로는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남·북·러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사업`, `북극항로 개발·협력` 등이 있다. 특히 수에즈 항로보다 경제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북극항로와 관련해 해수부는 조만간 러시아 교통부와 `극동지역 항만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쯤에서 곰곰 생각해보자. `나진·하산 물류 협력 사업`,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 `남·북·러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사업`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새로운 미래로 열린 창-러시아`를 지렛대로 삼아 북한을 대화·협력의 장으로 끌어내겠다는 박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아닐까? 그렇다면 포항 차원에서 이것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포스코와 그 계열기업 등에서 생산된 제품이 새로 개발된 수송경로를 통해 수출되는 한편으로, 포항에서 필요한 에너지자원이나 제품도 쉽게 수입할 수 있는 물류혁명이 아닐까? 이에 더해 환동해 허브 항만을 꿈꾸는 포항에게 북극항로는 또 다른 기회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블루 오션이 될 수도 있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를 앞에 두고 `10년 후 포항의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리더,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함께 균형감각과 깊이 있는 철학을 지닌 리더, 대통합·상생을 이룰 수 있는 `포항의 리더`가 필요하다. 그러한 리더를 선택할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