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10시 50분께 서모(60·여)씨는 무심코 전화를 받다가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당신 아들을 우리가 붙잡고 있으니 당장 3천만원을 보내라”는 협박전화가 걸려온 것.
겁을 먹은 서씨는 당황한 나머지 아들의 안전을 확인하지도 못한 채 우선 은행에서 500만원을 찾아 범인이 요구하는 입금장소로 출발했다. 한 손에는 돈다발이 보이는 지갑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어찌할 줄 모르는 서씨의 모습이 순찰근무를 하던 포항남부경찰서 연일파출소 소속 김규창(41) 경장과 손병두(47) 경위의 눈에 들어왔다. 김 경장은 경찰을 보고서도 자꾸 피하려던 서씨에게 보이스피싱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고, 끈질긴 김 경장의 설득에 차분함을 찾은 서씨는 휴대전화를 경찰에게 넘겼다. 이에 손 경위는 전화통화를 이어갔고, 김 경장은 서씨로부터 아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통화를 시도해 서씨에게 아들의 안전을 확인시켜 줬다.
서씨는 “너무 당황해 경찰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