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윤종신·프라이머리와 손잡고 앨범 발매
올해로 가수 데뷔 16년을 맞은 박지윤(31·사진)은 지금껏 두 번의 음악적 환골탈태를 감행했다.
지난 2000년 박진영과 손잡고 당시로는 파격적인 섹시 콘셉트로 공전의 히트를 친 `성인식`과 2009년 충만한 어쿠스틱 감성으로 도전한 홀로서기가 그것.
지난해 2월 8집 `나무가 되는 꿈`을 마지막으로 음반을 발표하지 않은 그가 이번에는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로 둥지를 옮겨 또 다른 새 출발을 알렸다.
새 싱글 `미스터`로 돌아온 그를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인터뷰했다.
“7·8집 때 새로운 팬, 혹은 마니아층이 생겨나긴 했지만, 대중들은 제가 음반을 낸 지도 몰랐어요. 방송에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으니까요. 게다가 아직도 20대 시절의 댄스 음악으로 기억하는 분들도 많죠.”
`성인식`으로 대표되는 옛 댄스 음악과 7집 `꽃, 다시 첫 번째`의 어쿠스틱 음악은 대중과의 거리를 잣대로 가늠해볼 때 양 극단에 각각 자리 잡고 있다.
두 지점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을 그가 `수장` 윤종신을 필두로 조정치, 하림, 김연우, 김예림 등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붙잡은 뮤지션들을 거느린 미스틱89에 마음이 끌린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게 들린다.
박지윤은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서서 `박지윤은 살아 있다`고 새롭게 각인시켜주고 싶다”며 “음악적인 면에서도 대중 가까이에서 더 쉽게 다가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싱글을 시작으로 올겨울과 내년 봄·여름까지 총 네 개의 연작 프로젝트를 통해 `30대 박지윤`을 차례로 소개할 계획이다.
윤종신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미스터`의 타이틀곡 `미스터리`는 힙합 뮤지션 프라이머리가 작사·작곡했다. 지난 수년간 어쿠스틱 음악을 보여준 그가 프라이머리와 손을 잡은 점이 재미있다.
“7·8집 때 음악은 `비 오는 날 어울리는 차분한 회색빛`이었습니다. 공백기의 제 마음이 반영된 거죠. 지금의 저는 그때보다는 한층 밝아졌고요. 너무 진지하지는 않게 첫 스타트를 끊으려 했습니다.”
`미스터리`는 레트로풍의 신나는 비트와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가 어우러진 곡으로 박지윤 특유의 음색이 귓가에 꽂힌다.
그는 “박지윤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지 자유롭게 표현해달라고 주문했는데, 이 곡을 줬다”며 “요즘 대세의 프로듀서 프라이머리가 바라본 박지윤인 셈”이라고 부연했다.
박지윤은 그러나 `미스터리`가 자신의 `종착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남은 세 번의 연작 싱글을 통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과정 중의 하나라는 것.
“앞으로 뮤지션이자 엔터테이너로서 많은 것을 하게 되겠죠? 지금의 박지윤과 30대 후반의 박지윤은 다를 것이고, 그때 무엇을 하고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박지윤은 가수로의 컴백에 앞서 지난해 KBS 2TV 시트콤 `패밀리`로 오랜만에 안방극장 시청자를 만났다. 그가 뿜어내는 도시적인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허당 캐릭터를 맡아 재미를 안겼다.
그는 “그동안 늘 도시적인 비련의 여주인공을 하다 처음으로 허당에 백치미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했기에 즐거웠다”며 “연기를 하면서 내 성격도 한층 밝아진 것 같다”고 말하고서 웃었다.
“이번 음반으로 당장 평가를 받기보다는 4연작을 모두 발표한 내년 이맘때에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박지윤이 이런 색깔도 가지고 있구나`, `소리가 더 깊어졌구나`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