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대접전도 무위… 피말리는 승부차기

포항, 승부차기서 전북 4대3 꺾고 통산 네 번째 FA컵 우승

▲ 마지막 키커 김태수가 골을 성공시키자 포항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포항스틸러스가 한국 축구의 최강팀을 가리는 FA컵에서 통산 네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포항은 1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에게 승부차기로 물리쳤다.

포항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전반 초반 포항이 공격의 기세를 올렸다. 전반 4분 노병준이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14분 아크박스 정면에서 박성호가 슈팅을 날렸지만 힘이 실리지 않았다.

팽팽한 경기가 이어진 가운데 전반 24분 포항이 앞서가기 시작했다. 왼쪽에서 김대호가 던진 스로인을 문전 왼쪽에서 박성호가 헤딩 백 패스했고, 김승대가 가슴 트래핑 뒤 오른발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성호에게 수비가 몰린 탓에 공간이 생긴 틈을 김승대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포항의 리드는 십여분에 그쳤다.

전반 33분 레오나르도가 올린 코너킥을 윌킨슨이 헤딩했고, 오른쪽 골대로 흐른 볼을 김기희가 쇄도해 동점골로 연결했다.

후반 들어 신화용 골키퍼의 선방이 돋보였다. 후반 14분 레오나르도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때린 강력한 슈팅을 몸을 날린 신화용 골키퍼가 오른손으로 가까스로 쳐냈다.

전북이 후반 경기를 주도했지만 포항 역시 신화용을 앞세워 잘 막아내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은 말 그대로 혈투였다. 한 골을 놓고 양팀 주도권 싸움이 격렬했다. 이러다 보니 선수들의 플레이도 격렬했고, 벤치 항의도 잦아졌다. 연장 전반 종료직전 황선홍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연장 후반 포항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7분 레오나르도의 슈팅이 포항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던 것. 포항은 안도의 한숨을 전북은 땅을 치는 순간이었다.

120분간의 혈투가 1-1로 끝나고, 승부의 운명은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전북 레오나르도가 첫 번째 키키로 나서 왼쪽으로 날카롭게 찼지만 신화용 골키퍼가 막아냈다. 포항 이명주가 오른쪽으로 찼지만 최은성 골키퍼 손에 맞고 골대를 맞고 나갔다.

신화용이 두 번째 킥을 막아내며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전북 두 번째 키커 케빈이 오른쪽으로 찬 슈팅을 신화용이 전광석화처럼 움직여 막아냈다. 반면 포항 두 번째 키커 신광훈은 왼쪽으로 차분히 밀어 넣었다.

이후 세 번째 키커 전북 윌킨슨, 조찬호가 모두 성공, 네 번째 키커 티아고, 고무열도 모두 성공했다.

승부는 마지막으로 흘렀다. 전북의 다섯 번째 키커 서상민이 골을 성공시켰다. 승부의 열쇠는 포항 마지막 키커 김태수. 김태수는 오른쪽 구석으로 차 골로 연결됐다. 순간, 강철전사들은 김태수에게 뛰어 들어 부둥켜 안았고, 기쁨의 눈물과 함께 환호를 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기태기자 [e-mail]